직장인 퇴근시간 이후·주말 등 영업시간 늘려…접점 확대
시중은행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탄력점포를 상가·오피스를 중심으로 다시 확대한다. 지점 통폐합으로 점포 수가 줄어든 가운데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하고, 영업점 디지털화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대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탄력점포는 일반적인 은행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외에 늦은 저녁이나 주말에도 문을 여는 영업점이다. 평일 낮 은행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 등을 위해 운영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지난달 기준 전국 875개의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866개)과 비교하면 석 달 새 9곳의 탄력점포가 더 생겼다.
탄력점포는 지난 2016년 596개에서 2017년 673개, 2018년 733개, 2019년 861개로 늘어나는 등 매년 50~100개가량 꾸준히 추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됨에 따라 2020년(870개)에는 한 해 동안 9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되레 4개가 줄었다.
탄력점포는 관공서 소재 점포와 외국인 근로자 특화, 상가·오피스 인근, 환전센터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상가·오피스 인근 점포는 은행 업무를 보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운영하는 영업점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전체 875개 중 93개(10.6%)에 불과하다. 기존 탄력점포는 관공서 소재나 외국인, 환전 등 특정 대상이나 업무 특화점포가 많았다.
이런 까닭에 은행권은 올해 상가·오피스 인근 탄력점포 확대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전망이다.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점포 폐쇄가 잇따르고 있지만, 영업점은 여전히 은행의 중요한 대면 채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거래를 선호하는 금융소비자가 여전히 많은데다, 비대면 거래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영업점 고유의 역할도 여전히 크다.
KB국민은행은 올해 ‘9To6’를 도입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론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72곳의 영업점을 선정해 영업시간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2시간 늘린다.
국민은행은 계·폐점 시간을 1~2시간씩 뒤로 조정하는 ‘애프터뱅크’ 특화점포도 전국 23곳에서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토요일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점포를 만들기로 했다. 서울 내 5개 지점을 선정해 평일 저녁과 토요일에도 업무를 처리하는 ‘이브닝플러스’를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대상 영업점은 서울대입구역지점과 우장산역지점, 강남중앙지점, 여의도중앙지점, 가산디지털지점 등 번화가 내지 직장인 수요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해당 지점에는 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이 화상상담을 통해 실시간으로 응대할 수 있는 ‘디지털데스크’가 설치된다.
기존 영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영업점 창구와 디지털데스크를 동시에 운영하고 오후 4시 이후에는 디지털데스크만 운영할 예정이다. 토요일에도 디지털데스크는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불가능한 대출이나 자산관리 등의 업무는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필요성과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소비자 편의성과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을 접목한 탄력점포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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