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라치기 여파… 대선 재도전 '큰 그림'
'잼칠라'가 정치권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잼칠라는 이재명의 '잼', 동물의 한 종류인 친칠라를 더한 단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친칠라를 닮았다며 새롭게 생긴 별명이다. 20대 대선은 이미 마무리됐지만, 2030여성을 중심으로 이 전 후보를 향한 결집세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정치권은 결집 배경으로 대선 경선 한 가운데 놓인 젠더 갈라치기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선 막판에 일었던 2030 여성들의 '반란'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현상"이라며 "일종의 여진"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후보는 당초 정권교체 구도에 밀려 지지율이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대녀'의 지지로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본 경선에서 지지율 격차를 0.73%p까지 좁히는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그가 얻은 표는 총 1614만7738표(47.83%)로, 역대 민주당 후보 가운데 최고치다.
국민의힘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하는 등 2030남성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형성된 성별간 대립구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 박지현 활동가의 이재명 캠프 합류 등이 맞물려 이대남 마케팅에 반발심리를 지닌 2030여성을 한데 모으는 효과를 불러오면서다.
이로 인해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이대남이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려졌던 이대녀의 존재는 정치권에 확연히 자리매김했다.
이와 관련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선 본투표 당일인 9일 KBS 대선 개표방송에서 세대별·성별 유권자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현대 정치사에서 최초로 20대·30대 여성들이 처음으로 대선의, 권력의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는 유권자 집단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전 후보가 2030 여성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지만, 정권 재창출에 쓴잔을 들이켠 가운데 차기 대선을 위해 이 전 후보에게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는 흐름이 현 시점부터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쪽에는 이 전 후보를 중심으로 당을 개편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한다. 치열한 당내 경선의 여파로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했고, 이에 민주당 안에서도 이 전 후보를 향한 비방이 나왔던 점을 꼬집는 것이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앞선 14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원팀이라고 했지만 (당원) 게시판은 엉망이었다"며 "노골적으로 이 전 후보를 비방하고 심지어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을 한 당원들도 아주 많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현재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같은 해당 행위를 방조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재명 비대위' 체제로 지방선거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자 폭탄' 등으로 지적받았던 일부 강성 지지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 평론가는 이에 대해 "정치인 팬덤은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DJ·YS 시절에는 오프라인이었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우리나라 경우 발언의 수위는 높아졌지만 폭력 양상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면서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부언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