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생산 체계 전환 가속화…배터리·플랫폼 기술 개발
현대자동차는 오는 2030년 17종 이상의 전기차(EV)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2030년 전기차 부문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확보한다.
현대차는 2일 온라인을 통해 ‘2022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전동화 가속화 전략과 재무목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이 영상 발표를 통해 전동화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글로벌 시장점유율 12% 기대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를 오는 2026년 84만대, 2030년 187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14만대를 기록한 전기차 판매 규모를 5년 내 6배, 10년 내 1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목표 달성 시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 초반에서 오는 2030년 7%로 상승한다. 현대차그룹 기준으로는 지난해 6%가량에서 2030년 약 12% 수준으로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4% 수준인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오는 2026년 17%, 2030년 36%로 상승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7개 이상 구축하기 위해 브랜드별로 현대차 11개, 제네시스 6개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6’, 오는 2024년 ‘아이오닉7’을 차례로 내놓으며 2030년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종 △승용 3종 △소상용 1종 △기타 신규 차종 1종 등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익성 높은 SUV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지역 특화 전략형 모델을 출시해 오는 2030년 연간 15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SUV 4종 △승용 2종 등 6개 이상 차종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고유의 고급 감성에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서 차별화를 추진하면서 오는 2030년 전기차 3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전동화 생산 시스템 전환 ‘속도’…배터리 종합전략 수립
현대차는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시설을 전동화 생산 시스템으로 신속히 전환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에 완공되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전기차를 비롯한 차량 생산 시스템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곳에 도입되는 선진 물류 시스템과 유연한 생산 구조는 앞으로 현대차 글로벌 전 공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더불어 현대차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을 적극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 최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글로벌 9개 생산 거점 중 국내, 체코가 중심인 전기차 생산기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최근 가동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공장이 연내 전기차를 현지 생산한다. 또 현대차는 기존 생산 공장 외에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원활한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안정적 배터리 조달과 배터리 성능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조달, 개발, 모듈화 등 3가지 전략을 종합한 ‘배터리 종합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에 필요한 17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 배터리 회사들과 우호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회사와 제휴를 맺고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2025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완성…신규 전기차 플랫폼 개발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완성하기로 했다. 현재 개별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하고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해 효율적인 EV 라인업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로 오는 2025년 승용 전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도입한다.
eM 플랫폼은 표준 모듈 적용으로 E-GMP 대비 공용 범위가 확장된 것이 특징으로 모든 세그먼트를 아울러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카헤일링(Car Hailing, 차량호출) 등 B2B(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배터리와 모터의 표준화와 함께 각 시스템의 원가 절감과 성능 개선을 통한 상품성 강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50% 개선하고 원가는 40% 절감하며, 모터는 원가를 35% 낮추고 중량을 30% 감소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자율주행 상용 본격화
현대차는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에 나선다. 지속적인 차량 업데이트로 새로운 차를 타는 듯한 경험과 커넥티드카에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완성한 맞춤형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 제네시스 ‘G90’에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 ‘HDP(Highway Driving Pilot)’를 처음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한다.
현대차는 앱티브(Aptiv)와 세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내년부터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를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한다. 또 올해 미국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수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도시에 시범 도입되며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된다.
◆2030년 영업이익률 10% 달성 목표…미래 사업 95조5000억 투자
현대차는 전기차 17개 차종 187만대를 판매 계획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 전기차 영업이익률 전기차 부문 10% 이상, 연결 기준 10% 달성 계획을 세웠다. 모델당 판매대수를 지난해 2만대 수준에서 오는 2030년 11만대로 확대하고 생산 최적화, 배터리 원가 절감을 추진해 영업이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95조5000억원을 미래 사업에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39조1000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6000억원 △전략투자 1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이중 약 20%에 해당하는 19조4000억원을 전동화 부문에 투자한다. 현대차는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전동화 부품 선행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관련 다양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집중 지역 내 생산 확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배터리 모듈화 등을 포함한 배터리 종합 전략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EV 상품성 강화 등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실행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하드웨어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