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와 만년 2위 꾸준한 경쟁…한국 소비자 경험 확대 노력
토마스 클라인(Thomas Klein)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과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 쟁탈전을 펼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벤츠의 토마스 클라인 사장과 2위 BMW의 한상윤 사장은 각각 판매 격차를 넓히고 좁히는 데 사활을 걸었다.
두 대표는 각사가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당시 수장을 맡으며 구원투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올해 1월부터 신임 사장으로 근무한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벤츠가 닛산, 포르쉐와 함께 겪은 경유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 파문을 겪은 뒤 어려운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전 사장이 지난해 5월부터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독일로 출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으면서 공석이 된 수장 자리를 맡으며 조직을 다잡고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 2019년 4월 수입차 업계 대부로 불린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후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그동안 차량 화재 사태를 계기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 사장은 ‘안전한 자동차’라는 브랜드 이미지 재구축과 소비자 신뢰라는 무거운 중책을 맡으면서 한때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벤츠를 넘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양사의 월간 판매량 추이를 보면 벤츠는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BMW에 앞선 판매량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BMW가 벤츠를 앞선 판매량을 보인 시기는 벤츠의 수장이 자리를 비웠던 지난해 8월이다. 지난해 8월에는 BMW가 7252대, 벤츠가 6030대 판매하며 1222대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을 제외하면 같은 기간 최대 3603대(2020년 6월)의 판매량 격차를 보이며 벤츠가 매월 앞섰다.
BMW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지난해 8월 벤츠를 앞서기 전 282대 차이로 벤츠를 바짝 뒤쫓기도 했다. 올해 1월에도 201대 차이로 벤츠 뒤에 바짝 붙어 추격하고 있다.
벤츠는 BMW를 더욱 큰 차이로 따돌리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토마스 클라인 사장이 본격적으로 근무를 시작한 1월 이후 2월부터 벤츠는 매월 1000대 이상 차이를 보이며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최대 2317대(4월)의 격차를 보였다.
앞으로 토마스 클라인 사장과 한 사장은 각사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친환경차 판매량을 늘려가면서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확장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한다.
벤츠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의 절반을 친환경차가 차지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지난 2019년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EQC’를 출시했으며 올해 ‘EQA’와 ‘EQS’를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한다.
또 벤츠는 전시장, 공식 서비스센터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벤츠 영등포 서비스센터에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즐기는 동안 신속한 정비·진단을 받을 수 있는 ‘드롭&숍(Drop&Shop)’을 열기도 했다.
BMW도 올해 ‘BMW iX’와 내년 초 ‘BMW i4’를 선보이고 오는 2023년 13종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모델 판매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와 함께 BMW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BMW는 지난해 125억원을 투자해 BMW 드라이빙 센터 확장 공사를 마쳤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BMW 드라이빙 센터는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 지어진 자동차복합문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