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포용력까지 두루 겸비한 유통전문가, 새로운 전환 기대"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롯데마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일본 불매운동 불똥부터 코로나19 등으로 이어져온 대형마트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 유통 전문가인 강 대표를 낙점했다. 롯데마트는 유통 전문가로 알려진 강 대표가 롭스와 롯데네슬레코리아의 반등을 이끈 만큼 삼세번의 극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롯데마트의 2021년도 사업 실적에 업계의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롯데는 앞서 지난달 26일에 단행한 ‘2021년 임원인사’를 통해 유통전문가로 통하는 강성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전무)에게 롯데마트 수장이란 중책을 맡겼다.
롯데는 그간 핵심 계열사 대표 등 그룹 요직에 공채 출신의 정통 롯데맨을 선임하는 순혈주의가 강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이례적으로 외부에서 경력을 쌓다가 약 10년 전 롯데에 합류한 1970년생의 강성현 대표를 내정했다.
강 대표는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거쳐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발탁됐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롭스(롯데 H&B) 대표를, 2018년부터 2020년 11월까지는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강 대표는 롭스 사업 설립을 주도해 후발주자였던 롭스를 시장에 안착시킨 것은 물론, 10년간 적자였던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2019년)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강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과 더딘 회복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지난해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든 건 올해 3분기까지 9개 점포를 폐점한 효과로 풀이된다.
롯데 관계자는 “강성현 대표는 롯데에 합류하기 전 BCG에서부터 유통 부문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트렌드, 환경변화에 안목도 높은 유통전문가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표는 또 추진력이나 합리성,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을 두루 겸비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며 “롯데마트 내부에서 발탁돼온 인물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 이를 통한 새로운 전환기를 맞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이번 강 대표 기용을 두고, 롯데가 정통을 깰 만큼 위기감이 클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컨설턴트 출신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반등에 성공한 사례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해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소비자·유통부문 파트너로 지낸 강희석 대표를 발탁했다. 이는 이마트 사상 첫 외부수혈이다.
강희석 대표는 대표 취임 후 지난 1년간 △온라인과의 차별화를 위한 그로서리 혁신 △효율성 중심의 전문점 사업구조 재편 △체험·정보제공 등을 강화한 점포 리뉴얼 등의 사업전략을 수립·추진해 왔다.
그 결과, 이마트는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7.5%와 11.1% 증가했다. 특히 기존 할인점 매출 신장률(2.7%)이 플러스 전환됐다. 연결자회사들도 영업이익이 늘거나 적자규모가 축소되는 등 선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