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이색 가공유'로 밀레니얼 입맛 공략
푸르밀 '이색 가공유'로 밀레니얼 입맛 공략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1.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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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소비감소 영향 우유시장 침체 지속
푸르밀, 여행·먹거리 체험 선호 2030세대 겨냥
세계의 레시피·국내여행 우유 등 신제품 '호응'
푸르밀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세계의 레시피' 시리즈. (사진=푸르밀)
푸르밀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세계의 레시피' 시리즈. (사진=푸르밀)

‘0명대’의 낮은 출산율과 우유 소비 감소로 유업계의 위기가 커진 가운데, ‘푸르밀’이 세계 각국의 맛을 한데 묶은 액상음료와 독특한 콘셉트의 가공유 등 이색 아이디어 상품으로 2030세대 입맛을 공략해 불황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14일 낙농진흥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민 한 명당 마시는 우유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실제 20여 년 전인 2000년 30.8킬로그램(㎏)에서 지난해 26.6㎏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는 흰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큰데, 2000년대 후반까지 국내 우유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했던 흰우유 시장은 2013년 1조1000억원대에서 지난해 9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원인은 저출산이다. 영유아·어린이 등 주 소비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2012년 1.30명에서 2016년 1.17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0.98명으로 집계돼 1명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에 이르렀다.

흰우유를 비롯한 우유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유업체들은 카페·외식·주류 등 ‘외도’를 하며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지만, 푸르밀은 젊은 층의 감각적인 입맛을 주목하고 우유 생산 노하우에 이색 아이디어를 결합한 신제품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신동환 푸르밀 대표가 취임한 이후 트렌드를 앞서간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올 10월까지 70개의 제품을 개발하며 경쟁사를 압도한 상황이다.

푸르밀이 내놓은 대부분의 신제품은 소비 핵심주체로 성장 중인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 입맛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해외여행에 익숙하고, 이색적인 맛과 트렌디한 디자인 등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읽고 기획해 ‘대박’을 터뜨린 제품이 지난 8월에 선보인 ‘더 깊고 진한 흑당밀크티’다.

올해 주요 식품트렌드로 꼽히는 ‘흑당’에 착안한 업계 최초의 액상 RTD(Ready to Drink) 음료다. 대만의 흑당밀크티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물론, 패키지도 흑당의 질감을 '맛있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2030 젊은 층에게 화제가 되면서, 출시 3개월 만에 판매고 250만개를 돌파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간편한 액상음료를 즐겨 마시고, 국내외 뜨는 여행지의 먹거리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주목해 흑당밀크티와 같은 ‘세계의 레시피’ 시리즈를 기획했다”며 “지난해 9월 베트남 연유라떼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헤이즐넛초코라떼, 아일랜드 아이리시커피, 대만 흑당밀크티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했으며, 소비자 출시 요청에 이달 초 ‘더 깊고 진한 흑당까페라떼’까지 총 5종을 내놨다”고 말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 (제공=푸르밀)
신동환 푸르밀 대표. (제공=푸르밀)
SNS에서 화제가 되고있는 푸르밀의 '국내여행 우유' (인스타그램 캡쳐)
SNS에서 화제가 되고있는 푸르밀의 '국내여행 우유' (인스타그램 캡쳐)

푸르밀은 최근에는 국내여행을 테마로 한 이색 가공유도 출시해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국 대표 특산물과 우유의 만남’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11일 출시한 청도 홍시우유·여수 쑥우유·이천 쌀우유 등 3종이 벌써부터 SNS 상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 외에도 롯데 가나초콜릿과 연계한 ‘가나 초코우유’, 농심의 장수스낵인 바나나킥과 인디안밥을 소재로 한 ‘바나나킥우유’, ‘인디안밥우유’ 등 뉴트로(Newtro,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감성의 이색 콜라보 제품도 지금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면서 젊은 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한 취향을 ‘저격한’ 푸르밀의 이색제품 덕분에, 전체 매출에서 가공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을 웃돌며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푸르밀의 실적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푸르밀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든 2301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푸르밀은 공장 설비개선과 인건비 인상에 신제품 출시에 따른 R&D·마케팅 등에 투자를 적극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신 대표가 취임 이후 소비자의 니즈(Need)를 반영한 발 빠른 신제품 출시로 시장 선점을 주문하면서 투자비용도 확대됐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수익성 개선은 내년이나 늦어도 내후년에 충분히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