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극…거짓말 스스로 시인한 것” 대웅제약 즉각 반발
내년 2월부터 美 재판 절차 돌입…패소 판결 시 치명상 불 보듯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포자 감정 결과를 두고 신경전이 재점화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를 다투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진실 공방은 포자 생성 실험 방법을 둘러싼 다툼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양측의 분쟁은 지난 2016년 11월 “대웅제약이 ‘홀A 하이퍼(Hall A Hyper)’를 훔쳐갔다”는 메디톡스의 주장으로 시작됐다. 메디톡스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대웅제약은 용인의 마구간에서 균주를 발견했다며 반박했다.
이후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상대로 국내에선 민사소송을, 미국에선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한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대웅제약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8월30일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이 입회한 실험에서 대웅제약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홀A 하이퍼 균주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자사 균주가 메디톡스의 균주와는 다르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실험 방식이 통상적이지 않다”며 “같은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 자사 균주에서도 포자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웅제약은 반박자료를 내고, 메디톡스 측 주장을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웅제약은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지자 메디톡스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라며 “메디톡스는 더 이상의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메디톡스는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내년에 나올 ITC 판결로 균주 출처를 둘러싼 진실이 밝혀질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 주장에 반박할 생각은 없다”며 “지난달 20일 미국 ITC에 제출된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분석이 포함된 결과보고서가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TC는 내년 2월께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관련 증거를 제출했으며, 판결은 늦으면 내년 11월께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선 양측이 합의 없이 최종 판결까지 밀어붙인다면 패소하는 쪽이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최종 판결까지 가게 된다면 어느 쪽이든 패소하는 회사의 치명상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