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과 ‘간소화’를 추구하는 소비트렌드가 명절 차례상 문화도 바꾸고 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던 음식 장만 대신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으로 간단히 조리하면 되는 간편식이 차례상 음식을 대체하고 있다. 특히 명절 간편식 수요는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증가와 요리를 하는 인구의 감소 등으로 간편식(HMR) 시장은 올해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명절 상차림 메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실제 이마트가 2014년 설을 앞두고 출시한 차례음식 매출은 첫해 4억5000만원에서 2018년 14억원으로 출시 4년 만에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이마트는 이번 추석에도 송편, 잡채, 식혜, 각종 전, 떡갈비 등 피코크 제수음식 40여종을 준비했다.
이마트는 조선호텔 출신 쉐프가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었고, 전의 경우 수작업으로 제조해 차례상에 올려도 손색없는 맛과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도 추석 매출에서 간편식 비중이 올해 8%까지 늘고, 매출신장률도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점을 반영해 데우기만 하는 전·산적·송편 등의 간편식과 손질이 필요 없는 차례상 밀키트 등을 선보였다.
특히 홈플러스는 온라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5% 할인쿠폰 제공 등의 이벤트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GS THE FRESH(GS더프레시, 구 GS수퍼마켓)는 혼명족과 명절음식 구입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명절 전후 간편식과 즉석먹거리 매출이 상승한 데 따라 모듬전 등을 할인 판매한다. 마켓컬리는 1인 가구 등을 위한 간편식과 신선식품 등을 할인판매하고 새벽배송해주는 특가전을 마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중에서도 시간과 일손 단축 체감효과가 큰 명절음식이 일반 가정간편식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라 유통업계의 상품군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편의점업계는 명절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으로 ‘혼명족’ 잡기에 나섰다.
GS25는 모듬전·나물·잡채·돼지갈비 등으로 구성된 ‘한상가득도시락’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돼지불고기·잡채·맥적구이·오미산적·고추튀김·취나물무침 등을 담아낸 ‘한가위도시락’과 잡채만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오색잡채’를 출시했다. 미니스톱도 불고기·떡갈비·모듬전·나물로 이뤄진 ‘풍성한 한가위 도시락’을 내놨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좋지 않고 긴 연휴도 아니라서 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이 늘 것으로 예상돼 간편식보다 든든하게 즐길 수 있고 풍요로운 추석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명절도시락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