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신한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올해도 어렵다
정부 자신한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올해도 어렵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29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상반기 47억2500만달러…증가율 지속 감소 기대 이하 성적표
일본發 경제보복 리스크 잠재에 하반기 55억달러 수출성과 ‘부담’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공언했지만 시장다변화 실패로 수년째 ‘공염불’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Foodex Japan)에서의 한국관 현장. (사진=박성은 기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Foodex Japan)에서의 한국관 현장. (사진=박성은 기자)

정부가 내세운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달러’ 돌파는 올해도 어려울 전망이다.

올 상반기 농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47억2500만달러(한화 약 5조6000억원)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가 목표했던 102억달러(12조850억원)의 4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정부의 ‘경제보복’에 따른 리스크가 잠재하고, 시장을 다변화하지 못해 목표 달성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6월까지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0.2% 줄어든 34억5700만달러(신선 6억4000만달러, 가공 28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산식품 수출액의 경우 6.3% 늘어난 12억6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증감률로 따지면 1.5% 증가한 것으로, 이는 동기간 국가 전체산업 수출 증감률인 -8.5%와 비교하면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올 6개월간의 농수산식품 분야로 살펴보면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실제 올 1월 농수산식품 수출증감률은 7.3%였으나, 이후 2월 5.1%, 3월 2.4%, 4월 5.4%, 5월 3.1% 등 3~4월 사이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감소를 보였던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식품의 최대 수출국인 일본시장은 이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올 6개월 동안 월별 수출 증감률(전년동기 대비 당월 기준)을 보면, 1월은 11.7%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이후 2월 -2.5%, 3월 1.2%, 4월 1.4%, 5월 -6.7%, 6월 -5.4%로 상당히 저조했다. 

이에 대해 aT는 김치와 라면, 참치, 김 등 대(對)일본 수출 주력품목의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김치의 경우 대일 수출의존도가 60%에 육박하고, 라면과 참치, 김도 상위 ‘톱(Top)3’ 시장 중 하나가 일본이다. 
 
여기에 새로운 주력 수출시장으로 꼽힌 아세안(-0.8%)을 비롯해 유럽(-9.6%)과 중동(아랍에미리트, -10.9%) 등 주요시장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그나마 기대가 컸던 중국시장도 지난 6월부터 하락세(당월기준 -10.3%)로 전환됐다.

태국 방콕에 개설된 한국산 신선식품 판매홍보관 '케이프레시존(K-Fresh Zone)' (사진=aT)
태국 방콕에 개설된 한국산 신선식품 판매홍보관 '케이프레시존(K-Fresh Zone)' (사진=aT)

정부는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목표치로 농림축산식품 77억달러, 수산식품 25억달러 등 총 102억달러를 내세우며 100억달러 돌파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2017년 91억5300만달러, 지난해 93억달러로 연이어 수출 최고치를 경신했고, 한동안 농식품 수출에 많은 애로를 줬던 중국의 사드(THAAD, 고고고미사일방어체계)보복 분위기도 누그러지는 등 대외 무역환경이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이개호 장관은 지난 3월 “올 상반기 수출확대를 위한 총력 대응태세를 가동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관이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고, 농식품 수출지원기관인 aT의 이병호 사장은 5월 인천 강화지역 쌀국수 수출현장에서 “올해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했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출증가율과 일본을 비롯한 주력시장의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친 상황이다. 목표했던 102억달러 달성을 하려면 남은 하반기에 55억달러 상당의 우리 농식품을 해외에 수출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는 가장 실적이 좋았던 최근 3년간의 하반기 농수산식품 평균 수출액이 46억달러 정도고, 더욱이 한국식품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아베정부의 경제보복 등 악재를 감안하면 올해도 수출 100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비중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 3개국에 50%에 가까울 정도로 편중돼 어느 한 쪽과 갈등이 발생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비관세장벽 등 잠재 중인 일본발 리스크와 수출시장 다변화가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수출 100억달러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달러 돌파는 이전 정권인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공언했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식세계화’를 외치며 농수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2012년까지 100억달러 달성을 내세웠지만 지키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식품산업을 육성하고, 할랄(HALAL,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의 총칭) 등 글로벌 식품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해 2017년까지 100억달러 달성을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