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4위·삼양 8위 ‘얼큰한 매운맛’ 소비자 공략
5월 현재 전년比 26% 늘어난 4423만 달러
2017년 이어 올해 수출 1억달러 달성 기대
농심 신라면과 삼양 불닭볶음면이 중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Top 10(톱텐) 브랜드’에 진입하는 등 우리 라면의 대중국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지난 2017년에 이어 올해 1억달러 재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대 기업에 농심이 4위, 삼양식품 8위 등 우리 라면기업 두 곳이 순위에 들었다. 10대 기업 중에 1위는 중국의 최대 라면기업인 캉스푸(康师傅)가 차지했고, 2~3위도 현지 식품기업인 통이(统一)와 찐마이랑(今麦郎)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10대 라면 판매기업 중 자국산 라면이 아닌 수입산 라면업체는 우리나라의 농심과 삼양, 일본의 닛신(NISSIN) 뿐으로 닛신의 경우 농심보다 뒤진 5위를 기록했다.
농심은 지난 1965년 상하이에 설립된 농심식품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 등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라면 브랜드를 중국 소비자에게 소개해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중국의 매운맛과 차별화된 한국 스타일의 ‘얼큰한 매운맛’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양식품의 경우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된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불닭볶음면은 한국 라면을 ‘매운 맛의 대명사’로 만든 대표적인 라면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 역직구몰 시장분석 보고서에서 현지 2위업체 톈마오국제에서 한국식품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한류 인기와 함께 한국 특유의 매운맛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통한 결과”라며 “특히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현지 젊은 층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삼양 불닭볶음면 등 우리 라면의 인기는 대중국 수출지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aT KATI 수출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산 라면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4억1310만달러)의 1/4 가량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3456만달러, 3878만달러로 3000만달러 후반대에 머물렀으나 2016년에는 두 배 정도인 7533만달러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전년보다 금액 기준 37%의 증가율을 보이며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9329만달러로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올 5월 현재 4423만달러로 전년 동월(3500만달러) 대비 26.4%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T 관계자는 “지난해는 수출 증가세를 꾸준히 보이다가 연말 재고량 적체 등으로 약간 감소하긴 했다”면서도 “올해의 경우 농심·삼양 등 라면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고, 한국 라면에 대한 반응이 좋기 때문에 지금의 추세라면 1억달러 재돌파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해 605억위안(한화 약 10조240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까지 764억위안(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이 가장 많은 라면을 수입한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