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해도 공항쇼핑 가능한 ‘입국장 면세점’ 개장 D-1
귀국해도 공항쇼핑 가능한 ‘입국장 면세점’ 개장 D-1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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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도입…31일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 문 열어
운영은 SM면세점·엔타스듀티프리…담배 판매는 제외
고객분산 가능성 크지만 기내면세점 매출타격 두고 봐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상 전경.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상 전경.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도 공항 면세점에 들러 쇼핑할 수 있게 됐다. 출국 때 구매한 면세품을 여행기간 휴대해야 할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한편 해외에서의 소비를 국내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29일 관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동편과 서편, 제2여객터미널 중앙 등 총 3곳에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연다. 각각의 면세점 규모는 1터미널이 380제곱미터(㎡), 2터미널은 326㎡다.

1터미널은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2터미널은 대한항공·에어프랑스·델타항공 등의 탑승객이 입국장 면세점을 갈 수 있다.

운영 주체는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선정한 결과 1터미널 2곳은 에스엠(SM)면세점이 맡고, 2터미널은 엔타스듀티프리가 담당한다. SM면세점의 모기업은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 엔타스듀티프리의 모기업은 경복궁·삿뽀로 등의 외식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기업인 엔타스 그룹이다. 운영기간은 5년이며 이후 재입찰 절차를 밟는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지난해 9월 말 기획재정부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해외여행객의 편의 증진과 함께 일본·중국 등 주변국의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한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주 이유다.

국가 경제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 도입 이후 내년에만 730여억원의 매출 창출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580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화장품과 향수, 주류, 패션·스포츠용품, 전자제품, 기념품 등이다. 전체 면적의 2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할당된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담배의 경우 면세율이 높아 시장에 혼란을 줄 여지가 크고, 과일과 축산가공품은 검역 문제 때문이다.

1인당 면세품 구매 한도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현행대로 600달러다. 출국 때 구입한 면세품이 있다면 입국 때 구매품과 합산된다. 가격이 400달러 이하면서 1리터(ℓ) 이하 술 한 병과 60밀리리터(㎖) 이하 향수는 구매 한도에서 제외된다.

SM면세점의 경우 설화수·오휘와 같은 국산 브랜드 화장품과 향수, 외국산 양주, 위스키 등을 집중 배치했고, 엔타스듀티프리는 홍삼을 비롯한 국산 건강식품과 전통주, 중소기업 뷰티 브랜드를 대거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장 면세점 관계자는 “고객 유치와 관심 제고 차원에서 화장품·주류·식품 위주로 할인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기내면세점 매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입국하면서 간편하게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만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이 운영하는 기내 면세점과 소비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내 면세점 매출이 높은 품목이 주류와 화장품, 향수인데 입국장 면세점이 밀고 있는 제품들과 중복되는 게 많아 고객들이 분산되지 않을까 싶다”며 “입국장 면세점에 바로 들러 구입할 수 있는 높은 편의성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협소한 규모와 함께 제품 구색에 따라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정정도 고객이 분산되는 측면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면세품 매출에서 외국산 사치품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100여평 남짓의 작은 규모에서 고객 관심을 끌만한 상품 가짓수를 다양하게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출국장과 해외공항, 기내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소비 패턴을 쉽게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