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비주류간 격차 줄어…넷플릭스 양자이론 조명도
대형 제작사, 스타 연출자, 흥행 배우로 점철되던 국내 미디어 시장의 흥행 공식이 다시 쓰여지고 있다.
28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최근 '미디어 시장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디어 시장에서 롱테일(Long Tail)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보통, 다수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수익을 냈다. 이는 매출의 80%가 판매량의 상위 20%의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일명 '파레토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에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가 인기 콘텐츠의 판권에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경향때문에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인기작만으로 화면을 구성하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장 상황과 최근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성장이 맞물려 비주류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지금까지 비주류 콘텐츠들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는 콘텐츠 자체 품질의 문제라기 보다 마땅히 공급할 플랫폼이 없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이유로 OTT의 성장으로 주류와 비주류 콘텐츠 사이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미디어 시장에 롱테일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넷플릭스 양자이론'이 이와 같은 방향으로 조명받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미디어 시장의 롱테일 확대 현상을 잘 이해하고 있는 넷플릭스 다운 발상이라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 양자이론을 통해 세분화된 데이터에 고도의 정밀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서 콘텐츠 선택률의 개선과 함께 고객 이탈률이 줄어드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인기작을 놓칠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자주 채널을 찾게 되는 요인이 된다"며 "현재 유료방송업계가 콘텐츠의 양이 부족한 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지점에서 플랫폼으로 접속을 유도할 수 있는 인기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주류든 비주류 콘텐츠든 미디어 시장 자체가 커지는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해당 콘텐츠가 리드하든 롱테일 전략이 리드하든 시장 자체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오히여 OTT 시장 자체가 확산되고 사용자들의 이용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롱테일 현상은 다품종 소량 생산된 비주류 상품이 대중적인 주류 상품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