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2강 1약’ 구도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2강 1약’ 구도로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11.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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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릴은 상승세…글로는 ‘침묵’
점유율의 또 다른 열쇠, 스틱 ‘호환성’
아이코스와 릴 (사진=신아일보DB)
아이코스와 릴 (사진=신아일보DB)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형성된지 6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KT&G의 ‘릴’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이코스가 출시된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7000만갑을 넘어섰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된 세수(4~10월)도 1250억8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아이코스의 시장점유율이 2.5% 수준이고, 서울 지역에서의 점유율도 5% 이상이라고 밝혔다. 보수적인 소비 성향을 가진 담배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이미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전국으로의 판매망 확대는 타사 대비 아이코스가 가장 빨랐다”고 말했다.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든 KT&G의 릴도 출시 5일만에 2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초도물량으로 준비된 7000대가 사전예약 첫 날인 지난 13일 완판됐고, 추가 공급된 3000대도 또다시 완판되면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브리티쉬 아메리칸 타바코(BAT)가 출시한 ‘글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부산과 대전 등 지방 거점도시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이번달에도 13개 도시로 판매망을 늘렸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BAT코리아 측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와 니즈가 있다는 판단 아래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판매량과 관련한 유의미한 수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글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월별 반출량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KT&G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한다면 내수 시장 조직은 톱2(아이코스·릴) 중심으로 집중도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코스와 릴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이유로 전국 단위의 판매망이 꼽힌다. 현재 아이코스는 GS25를 제외한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릴 역시 기존 KT&G가 다져놓은 판매망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양사의 전자담배 스틱이 호환된다는 점도 점유율 확대에 이점으로 작용한다. 전용 디바이스에 전용 스틱만 사용해야 하는 글로와 달리 어느 한쪽이라도 성과를 보이면 전자담배 스틱의 판매량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KT&G와 필립모리스의 제품은 BAT의 글로와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며 “릴이 성과를 낸다면 KT&G와 필립모리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