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 사라진 자리엔 계산대만’… 無人 편의점 시대 온다
‘점원 사라진 자리엔 계산대만’… 無人 편의점 시대 온다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10.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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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감소 ‘우려’… 업계 “매장관리 등 인력 필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사진=세븐일레븐)

점원 없는 편의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업체에서 편의점 무인 점포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GS25와 CU 등 업계의 기존 강자들도 무인 점포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위치한 편의점 가운데 무인 점포는 총 5곳이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이마트24가 시범 운영중인 성수 백영점과 장안 메트로점, 서울조선호텔점, 전주 교대점 등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지난해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유통 혁신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게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가장 큰 특징은 핸드페이(Handpay) 시스템이다.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하고, 정맥 정보를 바탕으로 결제에 이용하는 것.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해 롯데카드에 등록한 뒤, 결재할 때 손바닥 인증으로 본인확인과 물품 결제가 가능한 기술이다.

편의점의 주요 매출 품목인 담배의 경우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정맥 방식의 성인 인증 담배 자판기를 통해 성인 인증을 거친 사람들에게만 담배를 판매한다는 개념이다.

그간 롯데월드타워 입주사 직원에 한해서만 이용이 가능했던 점포가 일반 고객들에게도 오픈된다. 최근 롯데월드타워 ‘SKY 31 애비뉴’가 무료로 개방되면서 관광객과 쇼핑객 등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24도 전국 4개 점포에서 무인화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진행중이다. 향후 가시적인 성과와 사업 기반이 조성되면 무인 점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에 위치한 전주 교대점의 경우 24시간 무인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3개 점포의 경우 심야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낮 시간에는 점장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점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매장 내에는 CCTV와 마이크가 설치돼 있어 고객들의 컴플레인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본사 차원에서 실시간 응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GS25와 CU도 향후 무인 점포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GS25는 지난 5월 KT와 미래형점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관련 협약에는 점포 무인화에 대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U도 내부적으로 야간시간대 무인화 점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 중이다.

다만, 편의점의 무인화 추세가 점차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 가까운 일본의 경우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정부가 직접 편의점 무인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은 일본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무인화에 점차 가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내년 가맹점주들의 순수입이 올해보다 14%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내년부터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직접 매장을 운영해야 할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영세한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업체에서는 무인 점포가 일자리 감소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인 점포라 하더라도 발주와 매장관리 등 매장 관리에 필수적인 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경우 3~4명 정도의 상주인력이 지속적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계산 업무를 무인화 했지만 매장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정규직으로 구성된 인력 소요가 있다는 것.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무인 점포의 대중적 상용화라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이른 측면이 있다”며 “추가적으로 오픈한다 하더라도 일단은 상주 인력을 두고 직영점으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측도 점포 무인화가 업무 효율성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주 입장에서 심야, 새벽시간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들고 업무상 위험부담도 있기 때문.

이마트24 관계자는 “경영주의 수익성 증대와 운영 효율성을 위해 무인 점포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