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도 검토… 고용관행 변화 주목
서울시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춰 일자리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팀장에 해당하는 5급 공무원들의 ‘시간 외 수당’을 없애고 ‘관리업무수당’을 신설하는 방안을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이는 공무원들의 초과근무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다.
현재 800여명이 되는 서울시 5급 공무원은 시간 외 수당을 시간당 1만2000원씩 월 최대 67시간, 8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이 같은 시간 외 수당 체계가 불필요한 야근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는 시간 외 수당을 없애는 대신 5급 공무원에게 ‘관리업무수당’으로 월 30만∼40만원을 지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안이 받아들여지면 한 사람이 받는 돈이 한 달 평균 25만원 가량 줄어들어 예산감축의 효과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연간 19억2000여만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시가 수당 체계에 손을 대려면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 보수 규정’과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건의가 들어와 검토 작업을 벌이는 단계”라며 “서울시의 제안을 수용해 시간 외 수당을 폐지할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시는 올해 서울교통공사 등 투자·출연기관 무기계약직 2400여명을 모두 정규직화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신분이 보장된다. 하지만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연봉 등 처우에서 차이가 있어 ‘중규직’이라고 불리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로 주목받았다. 당시 서울시는 사고 후속 대책으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인력을 '안전업무직'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고용했다.
그러나 고용사가 바뀌어 신분이 안정됐을 뿐, 무기계약직인 탓에 온전한 '일반직'(정규직)에는 이르지 못해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결국 '무기계약직의 전원 정규직화'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 대상은 서울교통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의료원,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투자·출연기관 20곳 가운데 11곳이다. 현재 직제 변경, 예산 확보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은 당선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핵심 시정 목표로 내걸고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다.
따라서 정부가 같은 목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이번 검토가 고용관행에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