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불과 3주만에 바닥에서 양강까지 치고 올라오자, 국민의당 내부에서 밥그릇 싸움이 벌어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문재인 대세론이 꺾여가는 상황에서조차 선대위 인선 문제를 놓고 당 대표까지 가세해 파열음을 빚었다.
'벼락부자'가 된 국민의당 역시 민주당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에서 "국민 혁명을 치열하게 완수하기 위해 공의로서 요구한다"면서 "박지원 대표는 이번 선대위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최고위원은 "박 대표는 당의 최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후방에서 지혜와 경륜을 발휘해 줄 때"라고 박 대표의 2선 후퇴를 거듭 요구했다.
이어 황주홍 최고위원 역시 "문 최고위원의 충언어린 직언을 100% 지지한다"며 "박 대표는 늘 선당후사를 강조했는데, 이를 몸소 실천할 최적기라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면전에서 2선 후퇴 요구를 받은 박 대표는 두 사람의 발언 도중 잠시 자리를 비우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 박 대표와 손학규 전 후보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가 공식 발표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선대위 공식 명칭은 '국민선거대책위원회'로, 약칭은 '국민캠프'로 정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당내 인사로 주승용 원내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가, 외부 인사로는 지난해 총선 당시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을 지낸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와 한국비트코인거래소 김진화 코빗 이사가 선임됐다.
박 대표에 대한 백의종군 요구는 "안철수는 박지원 아바타", "상왕 박지원" 등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마타도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박 대표에 대한 안철수계 인사들의 내부 견제가 본격화되는 등 전형적인 권력 다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민주당도 추미애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을 선대위 요직인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앉히는 과정에서 반대 진영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