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장학 사업 등 지역 교감도 활발

시중은행 영업점 통폐합이 지속하는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 점포 수는 명맥만 잇는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단 일부 지방은 특정 시중은행이 다른 지역·타 은행보다 훨씬 많은 영업점을 유지하며 남다른 지역 사랑을 자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강원도와 충청북도, 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24일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은행 국내 영업점(지점+출장소) 수는 총 2779개다. 2021년과 비교하면 3년 새 9.7%(300개) 줄었다.
지난해 영업점 수를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에 자리 잡은 점포가 1908개로 68.7% 비중을 차지했다. 전국 시중은행 영업점 열에 일곱은 수도권에 있다는 의미다. 나머지 비수도권 지역 점포 수는 900개도 채 안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수도권 인구수는 2606만1339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 중 약 절반이다. 시중은행 영업점 지역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시중은행이 모든 비수도권 지역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별로 전략적 측면에서 특히 힘을 주는 지방도 눈에 띈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대전에 41개 영업점을 두고 있다. 서울(241개)과 경기도(109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도권이자 하나금융그룹 주요 거점 지역인 인천(31개)보다도 많다. 다른 시중은행 대전 영업점 수는 국민은행 22개, 신한은행 13개, 우리은행 17개다.
충남도 하나은행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다른 시중은행이 충남 지역에 15개 남짓 점포를 둔 반면 하나은행은 28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비슷한 양상은 신한은행에서도 읽힌다. 신한은행은 강원·충북에 각각 27개 점포를 뒀다. 부산광역시(29개) 뒤를 잇는 공동 5위 규모다. 다른 시중은행 해당 지역 점포는 각각 겨우 10개를 넘는 수준이다.
해당 지역에 두 은행 영업점이 비교적 많은 배경에는 은행권 인수합병(M&A) 역사가 깔려있다.
하나은행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부실은행으로 지정된 충청은행을 인수했다. 충청은행은 대전·충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방은행이며 영업점 수가 110개를 넘었다. 이는 당시 하나은행을 능가하는 덩치였다. 충청은행 인수는 현재 하나은행이 4대 시중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 중 하나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전신 중 하나인 조흥은행이 1999년 강원은행과 충북은행을 인수한 것이 현 강원·충북 지역 강세의 근간이다. 조흥은행은 2003년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됐고, 이후 2006년 신한은행과 합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단순히 영업점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은행 차원에서도 해당 지역에 대한 애정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하나은행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은 2019년 대전 지역 연고인 프로 축구팀 ‘대전 하나 시티즌’을 직접 인수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며 지역 스포츠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은 은행 내에서 요직으로 손꼽히는 자리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충남 논산 출신으로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역임하고 은행장과 회장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강원본부가 ‘신한은행 강원장학회’를 설립, 1994년부터 31년째 강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지역 모두 현재 지방은행이 없는 만큼, 두 은행이 그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