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지분 47.8%…'단일주주화' 경영권 흔든다
소액주주 지분 47.8%…'단일주주화' 경영권 흔든다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5.03.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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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8년 새 6배 급증…코스닥 소액주주 지분 51.5%
[표=대한상의]
최근 10년간 소액주주&연대 및 행동주의편드의 주주제안 추이.[표=대한상의]

코로나 이후 소액주주 주주제안이 6배 넘게 급증하며 평균 지분율 47.8%의 ‘단일주주화’된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주주행동주의 변화와 시사점 연구' 결과 2023년 기준 소액주주 주주제안이 204건에 달하며 2015년 대비 6.2배 증가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개별 소액주주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결집된 ‘단일주주화’된 세력으로 분석된다. 상장사 200개사에 대한 지분 분석 결과 소액주주 평균 지분율은 47.8%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37.8%)보다 10%p(포인트) 높았다. 코스닥 시장이나 최대주주가 자연인인 경우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코스닥의 경우 소액주주 지분율은 51.5%에 달했으며 최대주주가 개인인 기업에서는 소액주주 지분율(56.1%)이 최대주주 측(32.2%)보다 23.9%p 높았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지분 구조 변화가 경영권을 위협하는 주주행동주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3년 아미코젠 사례처럼 소액주주연대가 35.7%의 지분을 확보해 창업 CEO를 교체하는 사례가 현실화되며 기존 ‘30% 방어지분’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장사 3곳 중 1곳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30% 미만에 불과하다.

대한상의는 최근 주주제안 분석을 통해 국내 주주행동주의 유형을 3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수익강화형은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요구하며 주로 단기 수익에 집중한다. 둘째로 '이념개입형'은 시민단체나 행동주의 플랫폼이 결합해 ESG·기업민주화 등을 주장하며 경영 의사결정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려 한다. 셋째로 '경영권 인수형'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이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장악 또는 공개매수 등을 시도한다.

이 같은 행동주의는 기업에 자본 배분 효율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주의, 경영 불안, 고용 위축, 주가 변동성 확대라는 부작용도 동반한다는 것이 대한상의의 진단이다. 특히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국내 제도 구조에서는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이에 따라 미국·영국·EU·일본 등과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방어 장치 도입을 제안했다.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등 제도를 통해 기업이 방어지분 확보에 재원을 쓰기보다는 성장·투자·주주환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소액주주 결집이 나타나며 외국에는 없는 K-주주행동주의가 주주권익 강화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며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해 우리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미칠 상법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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