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휴전 제안 환영…미국, 러시아 설득해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30일 휴전'에 동의하면서 러시아의 휴전안 동의 여부에 따라 3년 넘게 이어진 종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휴전 기간 동안 미국의 중재 하에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처리 문제, 러시아의 재침공을 예방하기 위한 대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 등을 놓고 종전 협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9시간에 걸쳐 고위급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으며,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라는 점을 러시아와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고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장기적 안보를 제공하고 지속적 평화를 약속하는 협의를 즉각 시작하기로 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공유 중단을 즉시 해제하고, 안보 지원(무기지원)을 재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위급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상 미국),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이상 우크라이나) 등이 각각 참석해 전쟁 포로 교환, 민간인 수감자 석방,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국 등의 방안도 논의했다.
평화 협상 중재자로 나선 미국은 금명간 러시아와 당국자간 협의, 주중 정상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러시아의 휴전안 수용을 설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미국은 러시아와 이런 구체적 제안을 논의하기로 약속했으며,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파트너들이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며 "양국 대표단 모두 우크라이나 국민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보여준 용기를 높이 평가했으며, 지금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과정을 시작할 적기라는 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 직후 "이제 우리는 (휴전안 수용을 설득하기 위해) 러시아로 가야 한다"며 "푸틴(러시아 대통령)도 (휴전안에) 동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가 11일 또는 12일 만날 것"이라면서 "합의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회담 결과를 들은 젤렌스키 대통령도 미국이 제시한 30일 일시 휴전안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이 제안을 환영하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미국은 러시아가 이를 이행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덕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