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도 충돌…'미국공장'1조투자vs'당진공장' 집중
![구본규 LS전선 대표(왼쪽),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오른쪽). [사진=각사]](/news/photo/202502/2007379_1120926_99.jpg)
구본규 LS전선 대표와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가 특허침해 소송의 승자를 가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오는 3월13일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배전설비 부품 특허침해 손해배상소송의 항소심 2심 판결을 내린다. 구 대표와 송 대표는 그동안 해저케이블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두고도 기술 탈취 공방전을 벌여온 만큼 이번 판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대한전선의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의 LS전선 특허권 침해 여부다. 조인트 키트는 배전 수단인 부스덕트의 구성품이다.
LS전선은 “회사의 독자기술을 탈취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한전선은 “해당 기술은 이미 공개된 정보”라며 맞서고 있다. 자사의 하청업체에서 주요 부품 제작을 맡았던 직원이 2011년 대한전선으로 이직한 후부터 대한전선이 유사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게 LS전선 측 주장이다. 반면 대한전선은 “LS전선의 특허기술은 이미 미국, 일본 등에 존재했던 것이고 어려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베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전선업계 경쟁자인 양사는 그간 배전설비 부품뿐만 아니라 해저케이블 기술 등을 두고도 번번이 부딪혀왔다. 해저케이블 공장 도면과 레이아웃 등 설계 노하우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LS전선의 초고압해저케이블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건축설계 회사 가운종합건축사사무소를 수사한 데 이어 대한전선 공장과 본사를 3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현재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외부망 사업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대한전선이 추격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양사 대표의 공장건설 계획도 모두 2027년까지 1조원 규모로 동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해 7월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그러면서 2027년 완공,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는 등 사업에 힘을 실었다. 국내 해저케이블 선두주자를 넘어 미국 최대의 해저케이블 공급 업체로 도약한다는 게 구 대표의 구상이다.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직원들이 턴테이블에 해저 케이블을 쌓고 있다. [사진=LS전선]](/news/photo/202502/2007379_1120928_1110.jpg)
이에 맞서 송 대표는 지난해 11월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 부지 확정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충남 당진에 약 1조원 규모의 2공장을 짓고 620킬로볼트(㎸)급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과 외부망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도록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타워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번 배전설비 부품 특허침해 소송은 1심에서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한전선이 보유 중인 해당 제품을 폐기하고 LS전선에 4억9623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LS전선은 배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대한전선은 특허를 침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항소심에 돌입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재판 결과에 대해선 아직 예측할 수 없다”며 “재판부 결정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특허는 관련 사이트를 통해 공중에 공개되므로 협력업체 직원을 통해서 기술을 취득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해당 부품을 사용하지 않은 지 이미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사업에는 어떤 영향도 없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사진=대한전선]](/news/photo/202502/2007379_1120930_1140.jpg)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