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무료' 인터넷은행, 올해도 유지…편익 제고
'ATM 무료' 인터넷은행, 올해도 유지…편익 제고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5.01.21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점 없는 특성 반영…카카오, 총 3741억원 면제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 면제 정책을 이어간다. 이로 인해 인터넷은행이 지는 수수료 부담은 매년 수백억원대 규모지만, 소비자 편의를 위해 감수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출범 이후부터 현재까지 ATM 이용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인터넷은행 ATM 수수료 면제는 초창기 한시적 행사 형태로 출발했다. 그러나 가입자 유도와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수차례 연장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까지였던 ATM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1년 단위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하는 방식을 유지 중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ATM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두 은행은 카카오뱅크와 달리 ATM 수수료 면제 조치에 별도 기한을 두고 있지 않다. 케이뱅크는 수수료 면제 조치 기한을 6개월 단위로 연장해왔으나 지난해 7월부터 기한을 없앴다.

시중은행 ATM은 영업시간 내에 이용하거나 거래실적을 달성하지 않으면 타행 이체·출금 시 500~1200원가량 수수료를 받는다.

인터넷은행들이 ATM 수수료 면제를 유지하는 까닭은 오프라인 지점을 두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이용자가 현금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은행 ATM 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수수료 면제 조치가 없다면 이체·출금마다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이체와 달리, 현찰 출금은 ATM 외 대체제도 없는 상황이다.

ATM은 한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는데다가 설치를 위한 공간 확보와 지속적인 관리·보수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전국 각지에 둬야 하는데,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으로써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자체 ATM을 운영하는 대신 이용자가 내야 할 수수료를 은행에서 대신 부담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타 은행 ATM은 물론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등에 놓인 사설 ATM 운영업체와 제휴를 맺어 이용자가 어디에서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은행 이용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만큼 은행에서 감당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은 작지 않다.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면제한 ATM 수수료가 누적 3741억원에 이른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468억원꼴로 지난해 3분기 카카오뱅크 누적 순이익(3556억원)의 13.2%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은 이 같은 부담을 감내하면서 수수료 면제를 지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은행이 수수료를 받으면 소비자 편의성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갖는 경쟁력이 사라져 이용자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비자 ATM 사용 빈도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라 장기적으로는 수수료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부터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해 온 만큼 이를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인터넷은행이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하는 만큼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점에서 수수료 면제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