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대규모 자금조달…재정 정책 마련 시급"
정부가 지난해 대규모 세수 부족으로 한국은행(한은)에서 빌려 쓴 돈이 17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한은에서 173억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인 지난 2023년 117조6000억원보다 47.1%(55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은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두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돈을 많이 빌렸다는 것은 그만큼 세출 대비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다.
실제 연간 누적 대출은 2019년 36조5072억원에서 2020년 102조9130억원으로 181.8% 증가했지만, 2021년 7조613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34조2000억원 △2023년 117조6000억원 등으로 다시 급증했다.
정부는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73조원을 빌렸고 172조원을 상환해 잔액으로 1조원이 남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만 총 10차례에 걸쳐 15조4000억원을 빌렸다. 12월30~31일에도 각각 2조5000억원씩 총 5조원을 더 빌렸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20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2023년 연간 이자액 1506억원 대비 38.9%(586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다만 일시 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1분기 3.623% △2분기 3.563% △3분기 3.543% △4분기 3.302% 등으로 지속 하락했다.
임광현 의원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대출받는 일시 차입이 감세 정책과 경기 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2년간 86조원의 세수 결손으로 인한 일시 차입 증가가 통화량 증대로 물가를 자극하고 2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발생시켰다”며 “이를 타개할 재정 정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