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외국인 자금 이탈 여부 좌우…고환율 내년에도 지속"
“내년 국내경제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올해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트럼프 2기로 국내 경제 금융 시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둔화와 주요국 금리 인하에 올해와 비슷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인상과 미·중 갈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완만한 금리 인하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물가 하락 속도 등 감안하면 최종 금리 수준이 상향될 수도 있다”며 “다만 미국은 고용 시장 둔화로 성장세가 다소 부진하지만 잠재 성장률을 웃도는 강력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내년 한국경제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재무 안정성은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 2000년대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됐으며 산업은 양극화 양상을 보인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수출산업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되며 투자 기회도 특정 산업군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업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며 “금리인하에도 중소기업은 현금 창출력 악화로 재무안정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3%보다 낮은 1.6% 상승으로 중기물가 목표 2.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정책 여력 제약과 대외 신인도 약화로 경제·금융이 불안이 커지고 신용 위험과 시장위험 증가,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증대 등으로 금리·환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금융 시장은 불확실성 증폭과 장기화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앞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여부가 그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에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세 번 정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소비 둔화와 기업 경영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 선호와 예비적 자금 수요 등이 맞물려 시중 자금 단기 부동화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급등세인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말 이후 강세가 이어졌다”며 “미국경제의 독주 현상과 MAGA(미국과 전 세계 최고의 시가총액 4대 기업) 관련 정책 추진 등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달러는 미국 금리 인하에도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안정된다면 내년 4분기쯤 1350원 수준으로 서서히 내려올 것”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