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 시장으로 빠르게 쏠릴 전망이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이달에만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3 계엄 사태’ 이후에는 1121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은 연초 대비 20%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의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 예탁결제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도 동학개미는 줄고 서학개미는 늘고 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이달 10일 기준 1101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주식 시장은 미국발 경기침체 여파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 미 대선 등으로 다른 국가 대비 부진한 성적을 겪고 있는 가운데, ‘12.3 계엄 사태’의 정치적 리스크로 불안감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2442.51로 연초(1월2일 2669.81) 대비 8.51% 떨어졌다. 코스닥도 23%(878.93→675.92) 하락했다.
이달 9일 코스피는 2360.58로 지난해 11월3일(2351.83)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은 627.01로 4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기업 실적 부진에 주가가 하락 중인 것도 투자자 이탈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미국‧일본‧대만·한국 4개국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지난 2020년말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최근 4년간 시총(시가총액) 및 실적을 비교해 보면 한국 기업만 유일하게 악화됐다.
또 한국 시총 상위 10개사 시총은 11월말 기준 735조4202억원으로 2020년말 842조8808억원보다 12.7% 감소했다.
같은 기준 미국은 106.9%(9조2749억달러→19조1891억달러), 일본은 53.3%(114조6357억엔→175조7745억엔) 증가했다. 대만도 82.9%(19조5653억대만달러→35조7789억대만달러) 늘어났다.
국가별 시총 1위 기업만 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한국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달 말 323조5622억원으로 2020년 483조5524억원 대비 33.1% 줄었다.
반면 미국 애플 시총은 59.0%(2조2560억달러→3조5874억달러) 늘었으며, 일본 도요타자동차 시총은 55.2%(25조9637억엔→40조3009억엔), 대만 TSMC 시총은 87.9%(13조7431억대만달러→25조8290억대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까지 부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출제한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미국으로 이탈하는 추세다.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올해 사상 최고치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달 4일 장중 4만5073.63,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일 6099.97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나스닥지수도 11일 2만55.93으로 첫 2만을 넘어섰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 시장은 최근 2년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2025년에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높아진 환경에서 S&P500 상승 기대감은 낮추고 빅테크 중심 대형주 외 업종 등을 살펴보는 것이 (투자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