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설 대목 장사 준비하지만…계엄·탄핵 정국에 '근심'
유통가 설 대목 장사 준비하지만…계엄·탄핵 정국에 '근심'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12.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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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롯데·하나로 등 대형마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개시
고물가 속 가성비 강화…정치적 이슈에 얼어붙은 소비심리 걱정
모델들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강서점에서 오는 12일부터 진행되는 '2025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알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모델들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강서점에서 오는 12일부터 진행되는 '2025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알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유통가는 연말부터 설까지 이어지는 대목이 본격화됐음에도 기대보다는 긴장감이 더 앞서는 모습이다. 내달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 사전예약 등으로 연말연시 쇼핑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특수를 누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정치적 이슈에 따라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시작된 내수경기 침체가 고물가·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장기화된 가운데 연말연시는 각종 모임·선물 등으로 막바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들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진행했던 행사를 통해 전년보다 더 많은 매출을 거뒀다. 롯데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올해 마지막 정기세일이었던 11월15일부터 12월1일에 5.0%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2.7%의 신장률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11월9일부터 30일까지 연말행사를 열었는데 이 기간 매출신장률은 5.1%였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세트 수요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12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025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전개한다. 홈플러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우선 고객들의 물가부담을 낮추고자 2~6만원대 중·저가 상품 수를 전년 대비 약 10% 늘렸다. 또 중·고가인 6~9만원대 24%, 10만원대 이상 27% 등 각각 확대했다. 일부 인기상품 가격은 동결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2025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접수한다. 롯데마트는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등 사전예약 중요도가 점점 높아진 데 발맞춰 총 800여개 품목의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가성비, 차별화, 프리미엄 등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롯데마트는 아울러 무료멤버십인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추가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다음달 13일까지 총 390여개의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하나로마트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수요를 겨냥한 프리미엄형,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위한 실속형은 물론 연령대·금액대별 고객 선호도에 부합하는 상품을 준비했다. 여기에 행사카드로 결제 시 최대 50% 할인, 30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700만원 상당의 농촌사랑상품권 증정 등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벌어진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8년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5개월간 소비자심리지수는 100 아래를 유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기대심리가 과거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며 반대의 경우는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논란 직전인 2016년 10월 102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 95.7, 12월 94.1, 2017년 1월 93.3까지 급락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을 선고한 후인 2017년 4월에야 101.2로 반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면서도 “홈파티 등의 수요가 있고 한 달 후 설 연휴도 있는 대목인 만큼 어찌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도록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