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시장 북미 수요 침체 주원인…편중된 매출 구조 재편 '시급'
![대동이 지난 10월 대구공장에서 진행한 '제1회 유럽 우수 딜러 패밀리데이' 모습. [사진=대동]](/news/photo/202412/1971531_1091006_1530.png)
‘농슬라(농기구와 테슬라)’로 대표되는 대동과 TYM이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려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농기계 시장인 북미에서의 수요가 예전만 못한 영향이 크다. 이런 탓에 주가도 썩 힘을 받지 못한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북미에 치우친 글로벌 매출 구조를 재편하고자 유럽, 중앙아시아 등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K농슬라로서 다시금 위상을 세워 성장 궤도에 오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역성장 지속…최근 3분기 '적자'
대동과 TYM은 국내 농기계업계 양대 산맥이다.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에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부터 완만하게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역성장 폭이 훨씬 큰 점이 우려스럽다.
실제 두 기업의 최근 3개년(2021~2023) 실적을 보면, 업계 1위 대동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21년 매출 1조1792억원, 영업이익 382억원 △2022년 1조4637억원, 883억원 △2023년 1조4334억원, 65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TYM은 △2021년 8415억원, 353억원 △2022년 1조1661억원, 1220억원 △2023년 8365억원, 765억원으로 각각 2022년 이후 역성장했다.
올 들어 부진은 더욱 심하다. 대동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033억원, 381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7694억원, 828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37.6%, 영업이익은 54.0% 급감했다. 3분기만 따지면 95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같은 기간 TYM 누적 매출액은 62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6563억원보다 4.5%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717억원)보다 68.5% 줄어든 226억원이다. TYM 역시 3분기에 약 1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바뀌었다.
◇주가 하락세…기업가치 '걱정'
실적 하락의 주된 배경은 글로벌 농기계 판매의 부진이다. 특히 북미시장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동의 경우 올 3분기까지 트랙터 등 농기계 수출액은 7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7903억원보다 11.3% 줄었다. TYM은 같은 기간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매출(미국·기타 시장 합산)은 40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46억원과 비교해 12.1% 감소했다. TYM 측은 “전 세계 농기계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북미시장의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소비자 구매 심리가 축소돼 농기계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1~7월) 주요 농기계 수출실적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드러난다. 총수출액은 7억193만달러로 전년 동기 8억8587만달러 대비 21%가량 줄었다. 북미(북아메리카) 감소 폭은 평균치를 웃도는 약 24%다. TYM의 올해 미국 매출(1~3분기) 비중도 54.6%로 전년 말 64.6%와 비교해 10.0%포인트(p)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 회사의 주가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대동은 이달 3일 종가 1만1060원으로 1년여 전인 지난해 12월1일 1만3930원보다 20.6% 하락했다. TYM은 같은 기간 4590원으로 1년 전 5020원과 비교해 8.6% 떨어졌다. 두 회사는 최근 3년간 주가 추이에서 각각 2만800원, 1만2901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우크라·튀르키예 등 유럽시장 '정조준'
대동과 TYM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북미에서 농기계 수요가 언제쯤 회복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대동은 최근 3년 여간 AI(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농업과 스마트팜을 포함한 미래농업, 자율주행과 같은 스마트농기계, 전기스쿠터를 비롯한 스마트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R&D(연구개발) 및 인프라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특성상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TYM은 2022년 업계 4위 국제종합기계를 흡수 합병한 이후 글로벌 사업을 키워나갔지만 전체 매출의 60%를 웃돈 북미시장이 주춤한 만큼 대응이 시급하다.
![지난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권기재 대동 그룹경영실장(오른쪽)과 올렉산더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상원의원(왼쪽)이 농기계 광역 총판 계약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동]](/news/photo/202412/1971531_1091009_1755.jpg)
![TYM이 지난달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농기계 박람회 'EIMA 2024'이 참가한 모습. [사진=TYM]](/news/photo/202412/1971531_1091010_1824.png)
대동 입장에선 본업이 안정돼야 사업 다각화에 투자할 수 있는 동력을 꾸준히 만들 수 있다. TYM은 북미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두 기업이 각각의 이유는 다를지라도 우크라이나·튀르키예·우즈베키스탄 등 유럽 및 중앙아시아 등지로 진출을 모색하는 건 본업인 농기계의 해외 판로 확장으로 출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대동과 TYM은 3년여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장 진출에 의지가 크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전통 농업국가다. 두 기업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약 1조원 규모의 현지 농기계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대동은 지난달 현지 수입 총판과 3년간 300억원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맺으며 물꼬를 텄다. TYM도 2022년부터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기증을 매년 해오며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외에 대동은 세계 4위 트랙터 시장 튀르키예에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론칭하며 영업을 본격화했다. 2028년까지 이 시장에 연간 트랙터 3000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TYM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립한 유럽법인을 내년 2월부터 가동하고 우크라이나 등 유럽 농기계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또 중앙아시아 거점으로 삼은 우즈베키스탄에는 내년부터 연료비용 절감 능력이 뛰어난 CNG(압축천연가스) 트랙터를 공급한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