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통의 귀환…KB국민은행, 이환주 시너지 기대
재무·전략통의 귀환…KB국민은행, 이환주 시너지 기대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12.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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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은행 계열사 CEO 출신 행장…양종희 회장 전철
은행·비은행 시너지 통한 비이자이익 성장 도모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사진=KB국민은행)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사진=KB국민은행)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내정자를 두고 이례적인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내에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가 행장에 선임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임자보다 나이가 많은 보기 드문 경우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KB라이프생명 대표인 이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은행을 거쳐 보험사 CEO에 오른 이 후보의 차기 은행장 내정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 성장동력 확보와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선정했다. 

이 후보가 남은 절차를 거쳐 행장 취임이 확정되면 KB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 CEO가 행장이 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이다.

이 후보는 KB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 중심 경영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추위는 “지주·은행·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차기 행장 선임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특히 보험사 CEO로서 행장에 선임된 점은 KB금융 내에서 보험계열사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가운데 실적에 대한 비은행 기여도가 가장 높은 곳이며, 이를 보험계열사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KB생명 대표로 재임할 당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을 이뤄내 현 KB라이프생명 출범에 기여했으며, 요양업 진출 등 신사업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은행 출신으로 보험계열사 대표로 올라 활약했다는 점에서 양종희 KB금융 회장 경력과 닮은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임자보다 나이가 많은 점도 보기 드문 경우다.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이재근 행장(1966년생)보다 2살 많다. KB금융이 전임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을 새 행장 후보로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행장직은 은행 내부 승진을 통한 수직적 인사 위주로 이뤄져 왔다”며 “이번 이 후보 내정 등 인사를 계기로 앞으로는 계열사 CEO 간 수평적 인사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 리딩뱅크를 차지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 후보가 비은행 계열사 CEO 출신인 만큼 그룹 내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통해 비이자 부문 성장이 기대된다.

또, KB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인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KB뱅크(전 KB부코핀은행) 정상화도 이 후보가 챙겨야 할 부분이다. KB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2786억57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은행권 전반에서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내부통제 강화도 빠트릴 수 없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고 다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