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초유 감사원장 탄핵 추진… 민주 단독 처리 가능
與 "무정부 상태 몰아"… 감사원 "중립성 위배 동의 못해"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을 포함해 공직자 4명에 대한 탄핵안이 2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을 상대로 한 탄핵 추진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의사국장은 2일 오후 최 감사원장과 이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이날 탄핵안이 보고되자 여당 의원들은 "그만 좀 탄핵해" "뭐가 무서워서 맨날 탄핵하나" 등 강하게 항의했다.
탄핵 소추안이 보고됨에 따라 국회는 오는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라, 170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의 고위 공무원 탄핵 추진 사례가 1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감사원과 서울중앙지검 수장이 직무정지 상태가 되는 초유의 사태도 예상된다.
민주당은 감사원장 탄핵 이유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 감사 부실 △국정감사 위증·자료 미제출 등을 꼽았다.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사유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들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게 대한민국에, 2024년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저희는 너무 이거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결국 자기들 살려고 대한민국 전체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최 원장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는 "감사원장을 탄핵할 경우 그 직무를 대행할 사람이 과거 친민주당적 성향으로 국회에서도 굉장히 비판받았던 조은석 감사위원"이라며 "민주당이 탄핵을 통해 감사원을 탈취하겠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지휘 라인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려는데 대해서는 "자기들을 수사하거나 자기들에 관한 비위를 조사했던 사람을 콕 찍어서 찍어내겠다고 탄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탄핵 사유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과정도 거치지 않고 민주당의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를 의결·추진하는 것은 탄핵 제도를 어린아이 장난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감사원도 "부당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정치감사를 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민주당)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정부의) 불법이나 비리 의혹이 있는데도 정치적 시각 등을 의식하며 감사를 회피하거나 눈감는다면 감사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