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의 하반기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 경쟁은 뜨겁지만, PLCC 경쟁이 카드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는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와 협력해 발행하는 브랜드 특화 신용카드다. 해당사는 카드 기획부터 마케팅,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상호 보유한 데이터는 물론, 상품출시와 판매에 수반되는 수익과 비용도 공유하게 된다.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PLCC는 특정 브랜드 전용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드사와 브랜드가 1대 1 독점 관계를 맺고 출시된다는 점에서 일반 제휴카드와도 구별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PLCC 열풍은 마케팅 비용 절감·충성 고객 확보 등을 통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 e카드 에디션3’ 2종을 공개했다. 해당 상품은 가족 중심 소비가 늘어난 3040 추세를 담아 이마트를 포함한 온라인몰과 병원, 학원 등에서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에듀테크 기업 단비교육과 손잡고 '단비교육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단비교육 상품을 결제하면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BC카드는 스타트업 전용 법인 PLCC를 내놨다. 스타트업 전용 B2B 금융솔루션 기업 고위드와의 합작이다. 이 상품은 BC카드의 340만 자체 가맹점과 전 세계 아멕스(AMEX) 브랜드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사업 경비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와 코웨이, 하나카드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카드사들은 연이어 PLCC를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PLCC를 통해 충성도 높은 브랜드의 고객을 확보하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PLCC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PLCC는 카드사들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치열한 입찰경쟁을 통해 지난해 쿠팡과 PLCC를 출시한 KB국민카드는 신용카드 회원이 크게 늘며 올해 10월 회원 수 1096만4000명을 기록해 업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이 같은 PLCC 열풍이 소비자 선택권 제한을 불러온다며 우려하고 있다.
기존 일반 신용카드 혜택이 줄어들고 일부 PLCC에만 혜택이 모이면서 카드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카드상품이 없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PLCC는 특정 브랜드 충성 고객을 쉽게 모을 수 있고 모집비용 절감과 고객 탈주 방지라는 장점이 분명해 최근 업계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PLCC에 주력하는 모양새”라며 “일반 신용카드에 줬던 다양한 부가혜택은 단종 되고 PLCC로 몰아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카드소비자들은 그만큼 선택권이 크게 줄어들고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사라져 불이익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