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트럼프 당선자의 재집권으로 미국 전체 항만의 친환경 물류 인프라 사업 철회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트럼프 집권 2기 물류공급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재집권 이후 탈중국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 동남부지역, 캐나다·멕시코 국경지역 등이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이곳을 중심으로 물류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무역액이 2021년 6600억달러에서 2023년 5800억달러로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3년 간 미국의 수입액 연평균증가율은 멕시코 7.5%, 중국 마이너스(–)5.4%로 미국 최대수입국이 중국에서 멕시코로 전환됐다.
대한상의는 트럼프가 중국의 미국 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멕시코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큰 기조는 탈중국인 만큼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로 묶여있는 멕시코·캐나다, 한국·대만 등 기존 경제동맹국 중심으로 물류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트럼프 집권 2기 이후 미국 물류공급망 재편에 따른 물류기업의 전략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북미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하는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한국 항만을 환적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통관, 항만인프라 등 선진물류시스템을 보유하는 미국의 핵심 경제동맹국으로서 매력적인 물류거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기업들의 물류거점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제로 ‘물류정책 통합거버넌스 구축’, ‘화주·물류 상생기반 마련’, ‘물류공급망 인프라 지원’ 등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국토부·해수부·산업부 등 물류 관련 정부부처의 정책 거버넌스를 통합하고 물류공급망 위원회를 설립해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물류공급망 거점에 항만·터미널 등 인프라를 확보하고,화주·물류기업의 새로운 물류거점 동반진출을 위한 협력체계를 주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제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2차전지 등 핵심산업의 자국 내 산업화가 진행되어 글로벌 수출입 물류공급망 패턴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중간재가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동했던 것에서 앞으로 한국 중간재가 곧바로 북미로 건너가 역내에서 가공·조립을 거쳐 최종재가 되고 미국 내에서 소비되거나 일부는 해외로 수출되는 물류흐름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성우 뉴저지 소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미물류공급망센터 센터장은 “미국은 반도체, 2차전지, 전기자동차, AI, 양자 컴퓨팅 등 주요 핵심 기술제품에 대해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향후 5년 내 생산시설이 완비되면 미국 내수 시장에서 소비되고 나아가 해외, 특히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