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 폭이 커질까 긴장감이 돈다.
정부가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등을 추진해 왔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특정 종목을 대량 매수할 수 있고 이는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를 떠받친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6월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e-나라지표 '외국인 증권투자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 852조1100억원 △7월 844조2850억원 △8월793조853억원 △9월738조3100억원 △10월 721조1850억원으로 감소세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빠져 나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그동안 추진해 온 감세와 국채 발행 등 재정 정책은 미국 금리 상승 압박과 달러화 강세를 불러와 원화 약세로 이어질지 우려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고환율 시기에 국내에 투자할 경우에 환차손이 불가피해 매도세가 커지는 경향이 있어 국내 주식을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경제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시장이 약세를 지속해 온 가운데 반도체 지원법인 일명 '칩스법(CHIPS)' 지원 조항이 수정된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 혜택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칩스법은 기업이 미국 현지에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세우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를 5년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 당선자는 칩스법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을 비판해 왔다.
이 또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한몫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1~8일까지 삼성전자(6930억원 매도)를 가장 많이 팔았다. 또 이들은 올해 8월 이후에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도하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공화당 대외정책은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이라며 "트럼프는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 대만, 일본, 유럽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닌,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트럼프 재집권을 주시하며 투자 시 변동성에 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