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영업익, 3조8600억…전분기 대비 40% 감소
삼성전자가 올 4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HBM3E 사업화가 지연됐지만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 판매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쟁사 SK하이닉스는 4세대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올해 3월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품질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시장에 우려를 샀다.
김 부사장은 “HBM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고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해 판매 중”이라며 “전체 HBM 사업 내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은 50% 정도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늘려 HBM3E 판매를 확대하고 6세대 제품인 HBM4를 내년 하반기 개발·양산한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기존 HBM3E 제품은 공급을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추가 판매해 수요 대응 범위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77.4% 늘었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2.1% 감소한 수치로 시장전망치인 4~5조원대에 못 미쳤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부진이 컸다. DS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0.1% 줄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3분기 매출 17조5800억원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이는 PC·IT기기 등 전방산업 수요부진과 고대역폭메모리(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그리고 내부 인재를 붙잡기 위한 비용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 ‘DDR4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전달(2.05달러) 대비 17% 감소한 1.7달러로 집계됐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같은 기간 11.4% 감소한 4.34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때문”이라며 “일회성 비용은 전사 영업이익과 시장 컨센서스의 차이보다 더 큰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회성 비용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