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소비·브랜딩 긍정 효과 기대…매일유업 폴 바셋과 선의의 경쟁 '주목'
![서울의 어느 백미당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news/photo/202409/1936457_1061259_4142.jpg)
유업계를 선도했던 남양유업은 최근 10여 년간 ‘대리점 갑질’, ‘불가리스 사태’에 오너 리스크까지 더하며 오랫동안 홍역을 앓아왔다. 하지만 60년 홍씨(氏) 일가가 퇴장하고 새 주인을 맞으면서 이미지 탈바꿈에 부단히 노력 중이다. 자사주 소각·액면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준법경영 강화 차원의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발족 등이 그 일환이다. 더불어 대표 외식사업인 카페 ‘1964 백미당(백미당)’도 현대백화점 중동점으로 1년여 만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매장 인테리어도 기존과 다른 분위기로 변화를 줬다.
◇회사 매각 과정서 관심 집중
백미당은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았다. 2014년 9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첫 선을 보인 백미당은 원유(原乳)의 높은 경쟁력을 앞세워 ‘아이스크림 맛집’, ‘라떼 맛집’으로 인지도를 높여 왔다. 직영점 운영으로 론칭 3년여 만에 70여곳 이상 매장을 낼 정도로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한 때는 해외 진출에도 의지를 보였다. 2017년에 홍콩, 2019년에 중국시장을 잇달아 두드리면서 K카페로서 외연 확대를 꿈꿨다. 남양유업은 특히 백미당의 중국 진출을 꾀하면서 “국내 100곳, 중국 250곳 출점을 이뤄보겠다”고 야심차게 공언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불가리스 사태, 오너 리스크 등 ‘겹악재’로 출점이 지지부진하면서 현재 국내 백미당 점포는 60여개가 안 된다. 홍콩 1곳과 중국 상하이 2곳은 영업 종료로 더 이상 백미당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백미당은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홍 전 회장 일가 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홍 전 회장이 경영권 매각 선결조건으로 백미당을 비롯한 외식사업부 분사를 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 전 회장 부인 이운경 당시 남양유업 고문은 백미당 브랜딩부터 참여하는 등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픈한 백미당 현대백화점 중동점. [사진=남양유업]](/news/photo/202409/1936457_1061260_4537.jpg)
경영권 분쟁 이전까지 백미당 운영 주체를 남양유업으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과거 대리점 갑질 파문에 따른 불매운동 홍역 속에서 백미당이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은 건 남양유업이란 이름을 숨긴 영향도 컸다. 1964 백미당의 1964는 남양유업이 창립한 해다. 강남 도산사거리에 있는 남양유업 사옥 이름도 ‘1964빌딩’이다.
결론적으로 홍 전 회장 일가의 바람대로 되진 못했다. 홍 전 회장은 한앤코 측과 경영권 매각 선행조건으로 백미당을 포함한 외식사업부 분사 등을 구두 합의했다고 주장하나 법원은 이와 관련한 절차·방법·조건 등 상세한 합의 내용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본사 직영의 유일한 오프라인 플랫폼
새 주인을 맞은 남양유업이 백미당의 신규 출점과 함께 인테리어에 변화를 준 건 경영권을 가져간 한앤코가 회사 외식사업에 충분한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때문에 외연 성장, 수익성 개선 등의 과제를 풀어가야 할 상황에서 향후 백미당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꽤 흥미로운 대목이다.
남양유업은 ‘일치프리아니’,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 다른 외식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긴 했으나 순차 정리하면서 백미당에 집중할 방침이다. 가맹 형태의 대리점을 제외하면 본사 의지대로 운용이 가능한 오프라인 플랫폼은 사실상 백미당이 유일하다. 유업계 전반의 소비 정체, 원유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미당 플랫폼 확장을 통해 원유 소비촉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쟁 카페 브랜드들과 비교해 우유 원재료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백미당의 성장은 회사 브랜딩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백미당의 대표 메뉴인 진한 라떼. [출처=백미당 홈페이지]](/news/photo/202409/1936457_1061263_4651.jpg)
남양유업이 백미당 확장에 시동을 걸면 유업계 카페 브랜드 간 선의의 경쟁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2009년 선보인 ‘폴 바셋’은 백미당과 마찬가지로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며 백화점, 쇼핑몰 등 대형상권 중심으로 출점하고 있다. 매장 수는 150여곳이다. 업계 1위 서울우유의 경우 2017년 ‘밀크홀 1937’ 카페를 야심차게 선보이며 7곳까지 늘렸지만 현재 1곳만 겨우 유지된 상황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백미당은) 당분간 국내 사업에 집중하겠지만 연내 추가 출점 계획은 미정”이라며 “기존 매장들은 계약 종료 시기에 따라 수익성 등을 따지며 연장 여부를 판단하고 향후 신규 출점은 상권 분석을 통해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