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김 위원장 측은 "합법적인 지분 매수였으며 시세조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약 1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고 물량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SM 경영권 인수에서 하이브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SM엔터와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SM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도 주식 보유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상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 보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김 위원장이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평화적으로 인수하라'고 지시하며 공개매수 대신 비밀 매집을 승인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원아시아파트너스의 SM 주식 매수에 김 위원장은 관여한 바 없으며 경영적 필요에 따른 합법적인 거래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또한 “검찰이 제기한 시세조종 혐의는 무리한 기소”라고 반박했다.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인수전이 시장에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주가가 오른 것이며 이를 시세조종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 위원장 외에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

윤경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