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공시’ 현실성 부족…경영계 수정 요구
‘지속가능성 공시’ 현실성 부족…경영계 수정 요구
  • 정혜정 기자
  • 승인 2024.08.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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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부담↑ 데이터 신뢰성↓…‘한국형 공시기준’ 필요
한국경영자총협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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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이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에 대해 경영계 의견을 제출하며 대폭 수정을 요구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총은 파리협정 이후 국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공시를 추진하고 기후 외 지속가능성 정보는 기업이 주제별로 선택해 공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재계순위 20~30대 그룹에서 공시를 위한 준비에만 연간 30억원이 소요된다.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획득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며 “우선순위를 고려해 기후 분야 공시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쟁점 사항인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량(Scope 3) 공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굳혔다. 경총은 “데이터의 신뢰성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비용 부담과 그린워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Scope 3 배출량 공시는 기업의 선택 사항으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의 데이터가 추정치에 불과해 정보의 유용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총은 공시 의무화 일정에 대해서는 2028 회계연도부터 ‘거래소 공시’를 적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국내 기업들이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제도와 기반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공시기준 공개초안 발표 후 ESG 경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수차례 소집해 준비 상황과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왔다”며 “국제 동향을 살펴야겠지만 국내 현실에 맞는 '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정부가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jeong2@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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