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외국인 근로자 잡기 총력
저축은행, 외국인 근로자 잡기 총력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8.25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K·웰컴저축은행 외국인 근로자 관련 대출 상품 출시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 영향…연체율 상승 등 부실 우려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주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 대출 상품 출시에 한창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더해 관련 대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만큼 일부에서는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부실 우려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웰컴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 대출 상품 출시에 한창이다.

앞서 KB저축은행은 지난 3월 ‘kiwi Dream Loan’을 출시했으며, 웰컴저축은행은 4월 초 ‘웰컴외국인대출’을 선보였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외국인 대출 상품은 출시 4개월 만에 취급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OK저축은행도 올해 4월 체류 비자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으며, 다올저축은행 등 중소형 저축은행도 관련 시장 진출을 위한 수요 조사에 한창이다.

저축은행업계가 외국인 대출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관련 시장 성장세에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국내 외국인 대출 취급액은 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0억원(60%) 불어난 규모다.

이러한 전망에는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 수가 크게 늘어난 점도 힘을 보탠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외국인 근로자 수는 261만2328명이다. 이는 2021년 말과 비교해 65만5547명 늘어난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대출에 소극적인 분위기였다”며 “다만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상반기 역시 적자 기조를 이어가는 등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틈새시장 진출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마저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통상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금융이력부족자(최근 2년간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없고 3년간 대출 실적이 없는 이들)로 분류된다. 외국인 근로자가 갑자기 출국하는 등 대출 부실이 발생한다면 채권추심을 통한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를 이유로 시중은행은 여신 부실에 대한 리스크를 이유로 관련 시장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취업비자를 기준으로 대출 심사를 진행한다. 다른 중·저신용자보다 연체율이 낮은 상황”이라며 “그간 중·저신용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해 온 노하우도 있고 대안 신용평가모형 개발 등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