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만명 몰린 로또 청약에 '무순위·분상제' 손질 의견 솔솔
294만명 몰린 로또 청약에 '무순위·분상제' 손질 의견 솔솔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4.08.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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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실수요자 당첨 확률 낮추는 부작용…일부 개선 필요"
해당 지역 거주자만 자격 부여·채권입찰제 도입 등 대안 제시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로또 청약으로 관심을 모았던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 294만명이 몰리면서 무순위 청약과 분상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수요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무순위 청약에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만 신청 자격을 주고 채권입찰제 등을 통해 분상제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견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무순위 청약받은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모집에 294만4780명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은 특정 순위 없이 무작위로 당첨자를 뽑는 청약 방식이다. 아파트 청약은 통상 자격 및 충족 요건에 따라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 2순위 청약으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미계약 물건과 부정 청약, 공급 질서 교란 행위로 당첨 취소된 물건이 무순위 청약 대상이 된다. 시장에선 흔히 '줍줍'으로 표현되는 데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동탄역 롯데캐슬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로 최대 10억원까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294만명이 몰리며 부동산원 청약홈은 한때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고 이에 부동산원은 청약 접수 시간을 오후 11시로 연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로또 청약이 이슈가 되면서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순위 청약과 분상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순위 청약이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모든 수요자에게 열려 있어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의 당첨 확률이 낮아지고 분상제 단지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가 적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는 의견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분상제는 치솟는 분양가로 인해 주변 아파트값이 올라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분양가에 제한을 두는 제도인데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만들어 버리니 관심이 없던 사람도 청약에 나서면서 진짜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의 당첨 확률을 떨어뜨린다"며 "청약의 기본 원칙은 내 집이 간절히 필요한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분상제 같은 경우는 최근 부작용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제도를 이대로 두게 되면 로또 청약 등 부작용이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자에게 무순위 청약 자격을 주지 않는 것과 '채권입찰제' 등을 통해 분상제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권입찰제는 청약자가 채권 매입 희망가를 써내면 금액이 높은 순서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식으로 청약을 통한 시세 차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김인만 소장은 "무순위 청약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유주택자 등이 청약하지 못하도록 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당첨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교수는 "채권입찰제를 도입해 개발이익을 일부 환수하고 그 자금을 다른 주거복지에 활용하는 방법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물론 분상제 개정도 여소야대 상황에선 쉽지 않을 순 있다"고 전망했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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