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부터 추진된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스테이지엑스의 재무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지만 사업자 검증을 주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책임론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5G(5세대) 통신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할당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자격을 취소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 측의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청문 절차를 오는 25일 시작한다.

앞서 14일 과기정통부는 28㎓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하게 확보되지 않을 경우 약 3870억9000만원의 주파수 할당 대가 지불, 설비투자, 마케팅 등 사업 수행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 취소를 발표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과기정통부의 선정 방식 변화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기정통부는 제4이통사업자 선정 방식을 과거 허가제에서 기준 완화를 이유로 2019년 등록제로 변경했다. 허가제는 신청 사업자의 재정 능력과 서비스 제공 역량 등 심사하는 방식이지만 등록제는 주파수 경매 방식으로 재정 능력 등을 평가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1월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으로 최고입찰액을 써냈다. 시작가(742억원)의 5배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미 통신시장이 과포화 상태이고 해당 주파수 대역은 기존 이동통신 3사(SKT·KT·LGU+)가 낮은 수익성으로 주파수를 반납한 상황이라 사업자 선정 당시부터 우려가 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스테이지엑스는 재정적·기술적 능력에 대한 심사 없이 단지 주파수 경매에 최고가를 써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로 낙찰됐다"며 "정부는 제4이통 사업자에게 4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과 세액 공제를 지원하기로 해 재정적으로 부실한 사업자가 뛰어들도록 부추긴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청문을 통해 스테이지엑스 측의 의견을 듣고 후보 자격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취소 여부는 청문 기록 조서 작성, 사업자 열람 등 행정 절차를 모두 거친 후 청문 주재자의 최종 의견에 따라 결정된다.

반면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 완납 시점을 주파수 할당 이후로 해석했기 때문에 과기정통부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와 각 구성주주들이 공식적으로 날인한 투자 참여계약서 등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청문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법적, 행정적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

윤경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