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은행권은 조선업계 글로벌 수주 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특히 시중은행은 11년 만에 중형 조선사에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K-조선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갖고, 조선업계와 간담회를 했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고 4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하는 등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수주 호황에 따라 조선사는 선박 건조 계약에 필수적인 RG 공급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BNK경남·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3곳,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은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공급을 확대한다.
9개 은행은 중형 조선사가 이미 수주한 선박 9척에 대해 2억6000만달러(3611억원)를 지원한다.
통상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선박을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으로,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앞서 조선업 침체로 대규모 RG 손실을 경험한 5대 시중은행은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번 협약으로 5대 시중은행은 11년 만에 중형 조선사에 RG 발급을 재개한다.
산업은행도 중형 조선사가 기 수주한 선박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2억6000만달러 규모 RG를 발급할 예정이며, 향후 수주 계약 건에 대해서도 1억6000만달러(2222억원) 규모 RG를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5대 시중은행과 산은·수은·기업은행은 4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대해 101억달러(14조원) 규모 신규 RG한도를 부여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중단된 시중은행의 중형 조선사 RG 발급이 재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조선사의 금융애로가 없도록 지원하고 업계와 지속 소통하며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K-조선 세계 1위 유지를 위한 산업생태계 강화를 위해 대·중형 조선사의 동반발전이 중요하다”며 “수주와 건조, 수출에 걸쳐 민관이 총력 지원하고 내달 중으로 후발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조선사 대표들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중은행의 중형사 RG 발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에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