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호주 중심 해외사업 영토 확장 '잰걸음'
출범 1주년을 맞은 롯데면세점 김주남호(號)가 순항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다양한 콘텐츠로 쇼핑편의를 제고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다시 돌아올 면세 황금기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23년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첫 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 롯데는 경쟁사인 신라·신세계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압도적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관세청의 ‘2023년 면세점별·월별 실적 자료’ 기준, 롯데는 지난해 국내 매장에서만 4조2939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3조1623억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한 신세계, 3조31억원으로 3위에 랭크된 신라와 비교해 1조원 이상 많은 수치다.
롯데는 이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매장 철수로 인한 실적악화 우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인천공항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 결과 단 1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6월을 끝으로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의 사업을 종료했다. 인천공항은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함께 아시아 3대 허브공항으로 분류된 상징성이 큰 곳이었다. 때문에 당시에는 ‘롯데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롯데는 실적 방어를 위해 ‘공항보다 더 큰 롯데면세권에서 산다’라는 슬로건 아래 시내점과 온라인 면세점 마케팅을 강화했다. 롯데는 인천공항 임대료로 지출했던 비용을 국내외 인프라 확충과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전개 등에 투입했다. 대표적으로 롯데는 지난해 7월 100개 이상 브랜드, 700여개 상품을 업계 최대 물량으로 선보이는 온라인 주류 전용관을 오픈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 ‘LDF 하우스’를 열며 면세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외 최초 1회만 인증하며 여권 유효기간 동안 사용 가능한 ‘모바일 여권’ 서비스 도입, 구매금액에 따라 적립된 마일리지 단계에 맞춰 사은품을 증정하는 ‘LDF 마일리지’ 제도 출시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명동본점을 비롯한 시내점과 인터넷면세점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국내 1위 사업자 자리를 굳건히 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인천공항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들어오는 관문인 김포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 내 매장 운영으로 자존심 또한 지켰다. 김포공항에서는 화장품·향수는 물론 주류·담배 사업권까지 쟁취했다.
롯데는 특히 ‘글로벌 트래블 리테일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기 위한 기회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미국 괌공항점 △일본 간사이공항점·도쿄긴자점 △베트남 다낭공항점·나트랑깜란공항점·하노이공항점·다낭시내점 △호주 브리즈번공항점·다윈공항점·멜버른시내점·시드니시내점·멜버른공항점 △뉴질랜드 웰링턴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등 6개 국가에서 14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는 올해 1월 연매출 5000억원 이상이 기대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매장을 전면 개장했다. 창이공항은 2019년 기준 연간 약 7000만명의 여객이 이용하는 세계 1위 공항으로 면세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롯데는 2019년 미국 DFS가 40년간 보유했던 면세사업권을 낙찰 받으며 창이공항에 진출했다. 롯데면세점 창이공항점은 입·출국장 1~4터미널 19개 구역에 들어섰다. 롯데는 창이공항점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호주 브리즈번공항 면세사업권도 다시 획득했다. 브리즈번공항은 시드니, 멜버른에 이은 호주 3위 공항으로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에 관광객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롯데는 브리즈번공항점을 비롯해 호주 내 6개 영업점을 기반으로 오세아니아 지역 1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올해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을 포함해 롯데면세점 해외 전 점 정상화를 계기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루는 해가 될 것”이라며 “향후 5년 이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