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후' 미국 진출 추진 등 글로벌 사업 영토 다각화
D2C 몰 구축·통합 멤버십 준비…브랜드 인지도 제고
이정애 사장 경영 2년차인 LG생활건강이 올해를 재도약의 분수령으로 삼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비롯된 부진이 작년까지 이어지면서 LG생활건강의 존재감은 이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정애 사장은 올해 과감한 투자로 역량을 강화해 대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외 고객에게 LG생활건강만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정애 사장은 ‘2023년 LG그룹 임원인사’에서 LG생활건강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룹 첫 공채 출신 여성 CEO(최고경영책임자)이자 국내 최장수 CEO로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이 사장은 생활용품 프리미엄화, 럭셔리 화장품 ‘더 후(The Whoo)’ 매출 1조원 달성 등의 성과를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첫 해부터 LG생활건강이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타깃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국내외 경기불황이 계속됐고 면세시장 수요 회복도 미진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의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LG생활건강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잠정)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6조8048억원과 4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1.5% 각각 감소했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목표는 ‘성장 전환’으로 올해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고 새롭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한 해”라며 “미래 준비를 지속하면서 사업성과의 방향을 상승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차별적 고객경험을 만드는 데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몰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이 사장의 이 같은 경영방침 아래 올해 △‘더 후’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 시장 공략 확대 △조직역량 강화 △데이터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와 성과 창출 △차별적 고객가치를 위한 몰입 등에 나선다.
우선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 후’로 미국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중국에 치중된 해외사업 영토를 다각화하기 위함이다. LG생활건강은 또 ‘빌리프·CNP·더페이스샵(TFS)’ 등 글로벌 MZ세대 타깃 브랜드의 해외 시장 확대에 힘쓴다. 아울러 생활용품 브랜드인 ‘피지오겔·닥터그루트’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투자도 늘린다.
LG생활건강은 이와 함께 보유 브랜드별 스토어 구축을 통해 각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숨·오휘·글린트’ 등의 D2C(Direct to Customer, 기업과 소비자 간 직거래) 몰을 오픈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온라인 통합몰 ‘네이처컬렉션’ 이름을 ‘더페이스샵몰’로 변경하고 기존에 판매하던 비욘드·CNP 등의 브랜드 상품을 모두 뺐다. 올 상반기 중에는 더 후 D2C 몰을 개설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브랜드 통합 멤버십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브랜드별로 회원 제도를 운영해 왔고 포인트 적립 등 서비스·혜택도 브랜드마다 제각각이었다. LG생활건강은 통합 멤버십을 마련해 회원 운영 효율과 고객 편의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브랜드별 온라인 직영몰 운영은 브랜드별 고객 접점을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며 “내년 1월 실시가 목표인 통합 멤버십 제도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