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정철동, 전자계열사 사장단 승진 촉각..3인 부회장 주목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대회장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44년간 몸담았던 LG그룹에서 떠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사 중 처음으로 2024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대표이사 임기가 2025년 3월까지였지만 용퇴를 결정했다.
권 부회장의 사임으로 구광모 회장의 세대교체에는 방점이 찍혔다. 권 부회장은 선대인 고 구본무 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경영승계를 도운 6인의 부회장 중 한 명이다. 지난 2018년 6월 구 회장 취임 당시 하현회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있었다.
그중 박진수 부회장은 구 회장이 취임한 해 말 인사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한상범 부회장과 조성진 부회장이 떠났다. 2020년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구본준 LX 회장에 합류하기 위해 사임했고 지난해 LG생활건강 CEO를 18년간 맡았던 차석용 부회장이 물러났다.
권 부회장의 용퇴로 LG 3인의 부회장 체제에도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LG그룹 부회장 직위에는 권 부회장 외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있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취임 첫해 3M에서 영입한 인물로 이번에 유임될 전망이다. 권봉석 부회장도 유임 가능성이 높다. 그는 구 회장 체제인 2021년 말 인사에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에서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으로 승진·이동했다.
권 부회장의 빈자리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승진해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성과로 보면 이 2명의 사장이 부회장 승진자로 유력하게 손꼽힌다. 하지만 이들이 승진하지 못할 경우 부회장 2인체제로 가게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배터리 사업 최고 전문가로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수주를 늘렸다.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했다.
LG를 떠나게 된 권 부회장은 “내년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을 갖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재무통으로 1979년 LG전자에 입사 후 그룹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에는 구 회장을 보좌할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돼 그룹 내 실질적인 2인자로 불렸다. 이후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을 맡아 배터리 수주확보와 IPO(기업공개) 등 성장에 기여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을 국내 시총 2위 기업으로 만들어냈고 취임 당시 200조원 안팎이던 배터리 수주 규모를 500조원까지 늘렸다.
한편 22일 LG화학계열사(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인사에 이어 23일과 24일에는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이노텍과 LG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최종 확정한다. 지주사인 LG는 23일 이사회를 개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