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표는 퇴진…롯데마트 '강성현' 건재할까
경쟁사 대표는 퇴진…롯데마트 '강성현' 건재할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11.22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년 3월 임기 만료…'제타플렉스' 효과에 실적 개선
마트·슈퍼 통합 시너지, 신사업 연속성 위한 연임 '무게'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최근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진행된 '2024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최근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진행된 '2024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이마트의 강희석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자 업계의 이목은 롯데마트의 강성현 대표 거취에 집중된다. 업계는 강성현 대표가 수년째 지속되는 불황에도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강성현 대표는 ‘2021년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마트 대표에 발탁됐다. 강성현 대표는 정통 ‘롯데맨’이 아니다. 그는 외부에서 경력을 쌓다가 합류한 지 약 10년 만에 주력사업 계열사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롯데가 그간 순혈주의 성향이 강했던 탓이다. 강성현 대표는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 롭스(롯데 H&B) 대표,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롯데 관계자는 당시 “강성현 대표는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트렌드·환경변화에 안목이 높은 유통전문가”라며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 이를 통한 새로운 전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성현 대표는 부임 후 ‘그로서리 1번지’를 목표로 세우고 외형 성장을 위한 내실 강화에 힘써 왔다. 우선 강성현 대표는 롭스를 마트 사업부문으로 통합했다. 이후 롯데마트 점포 내 별도의 전용 매대를 설치·운영 중이다.

강성현 대표는 또 지난해 11월 마트와 슈퍼를 통합했다. 두 사업부문 간 상품 소싱 업무가 통합되면서 그로서리 상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다. 올해 3월 론칭된 마트·슈퍼 통합 PB(자체브랜드) ‘오늘좋은’이 대표적이다.

강성현 대표는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미래형 매장 ‘제타플렉스’도 선보였다. 제타플렉스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라는 콘셉트로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전문매장을 지향한다. 강성현 대표는 이를 통해 젊은 이미지를 구축해 롯데마트를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포부다. 실제 가장 최근에 오픈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리뉴얼한 지 약 한 달 만에 방문 고객 수 40%가량, 매출 75%가량 늘었다.

강 대표의 선택과 집중은 롯데마트·슈퍼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자료를 보면, 롯데마트와 슈퍼의 영업이익은 510억원과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57%, 147% 증가했다. 롯데마트와 슈퍼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늘어난 800억원과 1496% 많아진 270억원으로 나타났다.

강 대표는 내년부터 통합 소싱 확대, 그로서리 상품 혁신, 통합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그 일환으로 최근 개최된 ‘2024 롯데마트·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새 비전 ‘NO.1 그로서리 마켓’을 선포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롱 델리 바’를 필두로 다양한 식료품을 제안하는 ‘그랑 그로서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강성현 대표의 임기는 2025년 3월부로 만료된다. 일각에서는 강성현 대표의 재신임을 낙관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쟁사 이마트 강희석 대표는 올 초 재선임됐으나 상반기 적자 전환, 1~3분기 수익성 대폭 감소 등 실적 악화로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 대표는 ‘정용진의 남자’라 불릴 만큼 신망도 두터웠다. 그럼에도 결국 옷을 벗었다. 하지만 다수는 구원투수로 나서 실적 개선과 이미지 제고라는 성과를 낸 강성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성현 대표는 마트·슈퍼 통합으로 업무를 효율화했고 새로운 유형의 마트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 시장 자체가 녹록치 않아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 중 어디에 중점을 둔 인사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 임원인사는 통상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단행돼 왔다. 때문에 오는 24일로 점치는 예상이 많다. 다만 올해는 신동빈 회장의 고심으로 12월에야 임원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sh333@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