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베티카·수프라' 브랜드 다변화…필리핀·인니 진출 추진
작년 인수한 '빅텐츠' 앞세워 11월 오디션 프로그램 론칭
‘MLB’, ‘디스커버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패션기업 F&F(에프앤에프)가 해외에서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패션사업을 확대하고 국내에선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에 나서며 외형을 키우는 모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F는 올 2분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제개)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이 회사는 현재 중화권(중국·홍콩·마카오·대만)과 동남아 5개국(태국·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 진출해 있다.
중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0.7퍼센트(%) 증가한 14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MLB를 앞세운 중국은 F&F 전체 매출의 3분1가량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F&F는 중국시장 호조를 남은 하반기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론칭한 아웃도어 브랜드 ‘듀베티카’에 이어 스트릿 브랜드 ‘수프라’를 연내 선보이는 등 현지 패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MLB 매장도 공격적으로 출점해 115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F&F는 홍콩 시장에서도 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63.0% 늘어난 수치다. 동남아 역시 102억원으로 같은 기간 129.3% 신장했다. F&F는 젊은 층 비중이 높은 동남아 시장 개척 차원에서 연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까지 영역을 넓히며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F&F는 지난해 문화 콘텐츠기업 빅토리콘텐츠(이하 빅텐츠)의 지분 50.8%를 확보한 데 이어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엔터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 패션기업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F&F는 오는 11월 SBS에서 첫 방송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에 공동제작사로 참여하면서 엔터사업을 본격화한다. 유니버스 티켓은 윤하, 소녀시대 효연, 김세정, 있지 등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고 알려져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선발된 8인은 F&F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2년6개월 동안 활동한다.
F&F가 엔터사업에 힘을 주는 것은 국내 실적 침체에 맞물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F&F의 올 2분기 국내 패션사업은 기저 부담과 수요 약화로 약세를 보였다. MLB 매출은 성인 라인과 키즈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8%, 5.4% 줄었다. 디스커버리도 8.5% 축소됐다. 지난해 인수한 테니스웨어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도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로 확대해보면 국내 패션 매출액은 7231억원(전체 매출 비중 64.19%)으로 지난해 동기 6988억원(71.38%)보다 3.5% 늘었다. 하지만 매출 비중에선 7.2%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F&F는 새롭게 시도하는 엔터사업과 기존 패션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기존 사업들과 엔터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