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이 지난 2021~2022년 하구 생태계 조사를 통해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 등 일대 하구 습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기수갈고둥 집단 서식지 60곳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수갈고둥 서식지는 강원 동해시와 경북 영덕군, 경남 창원·거제·통영·사천시, 고성·남해·하동군, 제주 제주시 등 10개 행정 구역에 걸쳐 분포했으며 이들 지역에 총 5906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 구역별로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하구 습지 13곳에서 가장 많은 1656개체가 서식했고 거제(10곳, 1454개체), 사천(9곳, 837개체) 등 순으로 집중 분포했다.
습지별로는 △고성 오방천 하구 습지 486개체 △거제 고현천 하구 습지 292개체 △거제 오수천 하구 습지 281개체 등 순으로 개체수가 많았다. 해당 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중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우점종은 군집 내 개체 수가 가장 많고 그 군집 특성을 결정하는 개체군을 뜻한다.
기수갈고둥은 일정한 유속과 수심이 유지되는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큰 돌이나 자갈에 붙어 산다. 서식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해안선이 개발되면서 멸종위기에 몰렸다.
하구 습지에 기수갈고둥이 집단서식한다는 것은 자갈 비율이 높아 부착조류와 같은 먹이원이 풍부하고 은신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아 좋은 서식 환경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2025년까지 남해안 일부와 서해안에 위치한 하구 습지를 대상으로 하구 생태계 현장 조사를 완료할 예정으로 기수갈고둥의 전국적인 분포자료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멸종위기 습지 생물 서식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