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마을막걸리 '無아스파탐' 고수, 높은 쌀 함량 '천연단맛' 강조
올 상반기 매출 전년比 20% 성장…'건강한 막걸리' 마케팅 박차
막걸리업계가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으로 술렁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겠다고 예고해서다. 서울장수, 국순당, 지평주조 등 대형 막걸리 제조사들은 주요 제품에 아스파탐을 첨가하고 있다.
반면에 배상면주가는 그간 ‘無(무)아스파탐’ 원칙을 고수하면서 논란에 빗겨 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천연 단맛을 강조한 품질 좋은 막걸리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WHO 국제암연구소는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할 방침이다. 2B군은 인간 또는 동물실험 결과가 제한적인 경우로서 가솔린, 전자파 등이 포함된다.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분류 확정에 대한 국제암연구소의 공식 발표는 오는 14일 나올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체한 인공감미료 중 하나다. 설탕 대비 200배의 단맛을 낸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지평막걸리’ 등 인기 제품은 물론 다수의 막걸리 양조장에서도 아스파탐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함량은 제품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0.0025% 수준으로 소량이다. 그럼에도 WHO 국제암연구소의 아스파탐 발암물질 분류 예고에 소비자 혼란이 커지면서 막걸리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서울장수, 지평주조처럼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오리지널)’의 경우 아스파탐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이 제품은 100% 국산 쌀과 누룩, 물로만 빚는 점을 강조한다.
보통 막걸리에 아스파탐을 쓰는 이유는 ‘원가 절감’과 관계가 깊다. 아스파탐을 쓰면 쌀 함량을 줄여도 단맛을 유지할 수 있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즉 막걸리의 천연 단맛을 내기 위해선 쌀 함량을 높이는 게 전제다. 느린마을막걸리 오리지널은 타 제품 대비 최대 3배가량의 쌀을 쓰고 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적당량의 쌀에 아스파탐을 첨가해서 만든 원가 절감형 막걸리가 아닌 쌀의 본연의 맛으로 승부할 수 있는 품질 좋은 막걸리를 만들고자 했고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느린마을막걸리”라고 설명했다.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 시리즈는 △오리지널 △한번더 △방울톡 △늘봄막걸리 4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느린마을막걸리 한번더는 오리지널 제품을 한 번 더 발효시키는 덧술 방식으로 빚어진 알코올 도수 12도의 제품이다. 느린마을막걸리 방울톡은 느린마을막걸리 맛을 좀 더 부드럽고 가볍게 만들면서 탄산을 강조한 제품으로 작년 11월 출시됐다. 느린마을 늘봄막걸리는 수출용 버전으로 저온살균공법으로 생산된다.
한번더는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정제수와 국내산 쌀, 누룩으로 만든다. 방울톡과 늘봄막걸리에는 아스파탐 대신 과당이 사용됐다.
아스파탐을 쓰지 않는 느린마을막걸리는 최근 들어 전통주 소비 확산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등에게 각광 받으면서 반응이 좋다. 마켓컬리, 홈술닷컴과 같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온라인 채널 판매 영향도 컸다. 실제 느린마을막걸리는 지난 2021년 12월 컬리에 입점 후 전통주 판매 1위 달성에 이어 올 5월 기준 누적 판매량 30만병을 넘어섰다.
또 느린마을막걸리 시리즈의 올 상반기 매출(온·오프라인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배상면주가는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코로나19로 잠정 중단했던 ‘느린마을양조장’ 가맹사업도 재개한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가를 고려해 품질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스파탐을 쓰지 않는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막걸리를 느린마을 양조장을 통해서도 소비자와 만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