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 경쟁 '종식'…"한국 조선업 동반성장 기대"
국내 조선 3사가 완전한 민영기업 체제를 갖추게 됐다. 국내 기업 간 ‘건강한 경쟁’이 본격화 되며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한화오션’으로 공식 출범했다. 2002년 KDB산업은행 산하로 들어가며 주인없는 기업으로 표류한지 21년 만이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다. 그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이자 ‘정통 한화맨’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권 대표는 임직원들을 향한 CEO 편지를 통해 “우리 한화오션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기업,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 리더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한국 조선 3사는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체제로 개편됐다. 조선업계는 한화오션 출범을 반기는 분위기다. 사실상 공기업처럼 운영돼온 대우조선해양에 오너가 생김으로써 공정한 경쟁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간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수주에 나서 왔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주인 없는 회사’인 탓에 선사들과의 협상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어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조선업 불황을 맞으며 국내 조선사 간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가격 경쟁력만을 앞세운 기존 저가 수주 경쟁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선별 수주 경쟁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화는 한화오션의 빠른 경영 정상화와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화 오너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한다. 그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던 한화오션의 체질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부회장은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기업으로 키워가자”고 독려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3사가 주력 사업 차별화를 두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상선에 주력하고,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한화오션은 방산에 각각 무게추를 옮긴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 간 건강한 경쟁구도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단순히 ‘우리 회사’만 잘 되는 것을 넘어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 높아지는 동반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