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그룹사 실적부진 영향 커…경영공백 불확실성 여전
국내 통신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크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 부재속 비상경영에 들어간 KT가 20% 넘게 실적을 까먹으며 부진했지만 SK텔레콤이 10% 이상 성장하며 전체 통신사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증권가 및 통신업계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1조3202억원보다 소폭 하락한 성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지난해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에도 견조한 성적을 올렸다는 평가다.
통신3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에 지난해 9월 5G 중간요금제를 내놨고 연말부터 올초까지 결합 할인 가능한 온라인요금제도 추가로 출시했다. 이에 통신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추가제공, 5G 중간요금제 출시 등 1분기 실적에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유무선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집행 등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신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을 늘리며 지속 성장한 반면 KT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조3859억원, 4786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54% 늘었고 영업이익은 10.7% 증가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매출(3조5001억원)과 영업이익(2712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4%, 3.8%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KT의 1분기 추정매출(6조4460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2.68% 늘었지만 영업이익(5520억원)은 20.1%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자산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46억원)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9.3% 감소한 수치다.
KT의 1분기 실적부진은 일부 그룹사 성적표가 악화된 탓으로 해석됐다. KT의 별도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3900억원으로 지난해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성적대비 9.8% 늘었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KT가 무선 ARPU 상승, 5G 가입자 수 증가, 마케팅 비용 하향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전력 요금 등 판매관리비가 늘었다”며 “경기 영향을 받는 광고·콘텐츠 자회사, BC카드 등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신은정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BC카드는 자체카드 마케팅 확대, 인센티브 지급으로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광고 경기 침체로 나스미디어와 스카이라이프의 탑라인 부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경영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 차기 대표 선임 건으로 곤욕을 치루며 사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현 정권의 압박에 기존 대표인 구현모 사장이 연임 레이스에서 이탈했고 윤경림 사장의 CEO 후보 사퇴로 경영공백이 현실화 됐다. 이후 박종욱 사장이 집무대행을 맡으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New Governance(뉴거버넌스) 구축 TF’에 외부 전문가 5인을 선정한 상태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계획대로 진행시 CEO 선임까지 두 번의 임시주총 필요해 약 5개월 소요된다”며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당장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IDC, 컨텐츠, 5G-Advanced 등 신사업 관련 의사결정은 다소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