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기업과 내년 1월 합작법인 출범, 2024년 준공
150억 투자, 2030년까지 연간 3000t 김치 생산
국내 최대 김치 제조업체 대상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짓는다. 올 3월 미국 LA공장 가동에 이어 유럽에도 생산기지를 조성해 글로벌 김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7일 밝혔다.
대상은 폴란드 신선 발효 채소 전문업체 ‘ChPN(Charsznickie Pola Natury)’과 합작법인 ‘대상 ChPN 유럽(Daesang ChPN Europe)’ 설립을 위한 계약 체결을 마쳤다. 이 법인은 내년 1월 출범한다. 대상의 지분은 76%, ChPN 24%다.
ChPN은 2016년 설립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인근 국가에 고급 유기농 신선 발효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다. ChPN 제품은 리들(LidI), 까르푸(Carrefour), 오샹(Auchant) 등 현지 주요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합작법인 출범 후 김치 생산이 시작되면 ‘종가’ 김치의 현지 주류 채널 입점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대상의 설명이다.
대상은 우선 ChPN의 생산시설, 유통망을 활용해 종가 김치를 유럽시장에 공급하고, 내후년인 2024년 폴란드 신규 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으로 김치 생산을 늘려갈 방침이다.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에 설립될 대상의 김치공장은 총 대지면적 6613제곱미터(㎡, 2000평) 규모에 이른다. 내년에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내 준공을 목표로 삼았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 완공까지 약 150억여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톤(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상은 유럽 김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올 9월 기준 국내 김치 수출 주요 5개국에 네덜란드, 영국이 포함됐다. 지난해 대상 종가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국내 총 수출량 3397t의 55% 수준이다.
대상이 폴란드를 유럽 김치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로 삼은 것은 원재료 수급의 용이성, 인근 국가로의 접근성 때문이다. 유럽 전역을 잇는 물류거점으로서 동·서유럽 중심에 위치한 폴란드가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은 폴란드 합작법인 출범과 김치공장 설립을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유럽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을 10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유럽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폴란드 합작법인 설립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대상 종가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김치 우수성과 정통성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상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 10개의 글로벌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에 가동 예정인 폴란드 공장은 대상의 11번째 해외 공장이 된다. 대상의 글로벌 김치 생산공장으로는 중국 연운항(롄윈강)과 미국 LA에 이어 3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