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성장엔진 가동됐다고 보기엔 일러"…중기비전 구체화 강조
아들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 딸 이경후 브랜드전략실장도 참석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지 사흘 만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과 미팅을 갖고 “내년은 그룹 미래를 판가름할 중요한 시기”라며 향후 3년의 중기전략과 실행안 마련을 지시했다. CJ그룹 전반의 본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CJ그룹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이재현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지주사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그룹 CEO미팅’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CJ는 앞서 24일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보다 두 달 가량 이른 인사 발표였다. 이후 불과 3일 만에 이재현 회장이 주요 경영진을 한 자리에 모두 불러 모은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중기비전 1년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성장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또 향후 3년의 새 중기전략과 실행안을 각 사별로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중기비전 발표 당시 그룹 전반에 ‘대변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와 ‘인재’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단 주문을 했다. 특히 제3의 도약을 향한 4대 성장엔진으로 문화(Culture)와 플랫폼(Platform), 건강(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제시했다. 그는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회장은 이날 CEO미팅에서 “2023~2025년은 (CJ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라며 “CEO들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온리원(Only One) 철학을 담은 비전으로 초격차 역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해 내년에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올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룬 면도 있지만 우리가 혁신성장의 키워드로 제시한 4대 미래성장엔진이 본격 가동됐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하며 “사업역량과 대외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초격차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중기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미래성장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회복기 퀀텀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다.
CJ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둔화에 대한 단기 대응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해서는 그룹 체질을 바꾸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CJ 각 계열사는 이 회장의 주문에 따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새 중기전략 구축을 본격화한다. 내년부터 즉시 실행 가능한 계획이 연내 마련돼 곧장 실행될 것이라는 게 CJ의 설명이다. 이날 이 회장이 제시한 중기전략 키워드는 △초격차역량 확보 △4대성장 엔진 중심 혁신성장 가속화 △최고인재 확보 △재무전략 고도화 등이다.
한편 이날 CEO미팅에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딸 이경후 CJ ENM엔터테인먼트 브랜드전략실장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 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경영리더) 승진 1년여 만에 실장급으로 보직 변경하며 회사 중책을 맡게 됐다.